| 유적/용어명 | 번조(燔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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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 | 번조란 도자기를 ‘불에 구워 만든다’는 뜻으로 보통 기물을 가마에 넣어 불을 때는 제작 과정을 의미한다. 그런데 불을 때는 것이 도자기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 번조는 도자기를 만드는 행위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각종 문헌 자료에서는 ‘승려 육연六然을 강화에 보내 유리와를 번조케 하다’, ‘지난번 번조한 사기…’, ‘진상 자기 번조에 사용할 백점토…’, ‘흉년이 들어 사기 번조를 정파하고…’, ‘어기를 번조할 때…’, ‘사옹원의 번조는 1년에 두 번씩이나 하는데…’ 등과 같이 번조라는 용어가 ‘도자기를 만들다’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조선 시대 관요에서 진상용 백자 제작을 감독하기 위해 사옹원司饔院에서 분원分院 사기소沙器所로 파견된 관리를 ‘번조관燔造官’이라고도 부른 점을 통해서도 번조가 불을 때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녔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부터는 ‘불에 구워 완성한다’는 의미의 ‘소성燒成’이라는 용어가 ‘번조’를 대신해 ‘가마 소성’, ‘노천 소성’, ‘소성실’ 등의 용례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소성’은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번조’에 비해 기술적인 제작 과정만을 지칭하는 협의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번조는 제작 과정상 순서에 따라 1차 번조, 2차 번조, 가마 내 번조 환경에 따라 산화 번조, 환원 번조로 구분되며, 기물을 재임 방식에 따라 갑번匣燔, 예번例燔, 상번常燔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시기와 목적에 따라 예번例燔, 별번別燔 등으로 구분된다. 먼저 도자기 제작 공정상 1차 번조는 우리말로 ‘초벌구이’ 또는 ‘애벌구이’라고 하며 자기를 제작할 때 건조된 기물을 시유施釉하지 않은 상태에서 섭씨 800도 내외로 굽는 것을 말한다. 초벌구이는 태토에 포함된 유기물을 완전히 제거시켜 도자기의 품질을 좋게 하며, 흡수율을 높여 유약이 표면에 고르게 입혀지도록 도와준다. 또한 기물의 강도를 향상시켜 시문施文이나 시유, 가마재임 과정에서 작 업성을 좋게 한다. 2차 번조는 도자기 제작 과정의 최종 단계로 ‘재벌구이’ 또는 ‘본벌구이’라고 한다. 유약을 입힌 기물을 섭씨 1,200도 내외로 번조하여 태토와 유약을 완전히 소결·융착시킴으로써 도자기 고유의 강도를 얻게 하는 핵심적인 과정이다. 대체로 유약을 바르지 않는 도기 제작에서는 초벌구이를 하지 않으나 유약을 입히는 고려·조선 시대 자기 제작에서는 초벌구이가 필수적인 작업 공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초기 청자 가마에서는 초벌구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 바 있으며, 조선 시대 민수용民需用 가마에서는 번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초벌구이를 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게 확인된다. 다음으로 산화 번조와 환원 번조는 가마 내부의 산소 공급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는 가마의 구조와 번조 기술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산화 번조는 가마 내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시켜 연료를 완전 연소시키는 방법이다. 이때 태토와 유약에 포함된 미량의 철분은 산화되는데 이렇게 형성된 산화 제2철(Fe2O3)은 붉은색을 띠며 기물의 용융점을 낮추는 융제 역할도 한다. 대체로 신석기 시대 노천요에서는 자연 산화가 이루어지며, 후대의 밀폐된 등요에서도 기술적 문제나 연료 절감 등을 이유로 종종 산화 번조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자기 요업에서는 환원 번조를 기본으로 한다. 즉, 가마 내 온도를 섭씨 1,000도 이상으로 올리면 산소 공급이 불충분하여 연소 가스 중의 일산화 탄소(CO)가 기물에 포함된 금속 산화물의 산소와 결합하면서 이들을 환원시키고 기물의 색상도 변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철분은 이때 산화 제1철(FeO)로 환원되어 푸른색을 띠는데 청자는 보다 푸르게, 백자는 보다 희게 보이는 효과를 주며 유약의 투명도를 증가시킨다. 다른 측면에서 갑번, 예번, 상번, 별번 등의 용어가 사용되는데 특히, 갑번, 예번, 상번은 가마 내에 기물을 재임하는 방식 즉, 번법燔法에 따른 구분이다. 갑번은 갑발을 사용하여 기물을 재임하는 것이고, 예번은 가마 바닥에 도침을 놓고 그 위에 도자기를 한 점씩 올려 굽는 방법이다. 또 상번은 도침 위에 그릇을 여러 점 포개 굽는 것을 일컫는다. 갑번은 고려·조선 시대 최고급의 자기를 생산하는 방법이었으며 조선 시대 문헌에는 갑번으로 만들어진 백자를 ‘갑번 자기匣燔磁器’, ‘갑기匣器’라 칭하여 대개 사치품으로 인식하였다. 이에 상대 개념으로서 상번으로 구워진 조질 백자를 ‘상사기常沙器’라 하였다. 재임 방법으로서 예번은 경기도 광주 분원 관요 가마터와 일부 지방의 조선 백자 가마터에서 그 실체가 확인되고 있으나 예번이라는 용어가 정확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사실 ‘예번’이라는 용어는 분원 관요에서 왕실과 조정에 진상하기 위하여 ‘정례적으로 구워 만드는 것’을 칭하는데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보통 예번은 왕실의 가례嘉禮나 제례祭禮 등 수요가 발생할 때 특별히 정해진 수량을 초과해 제작하는 별번의 상대 개념으로 이해된다. (장기훈) |
| 참고문헌 | 조선백자요지 발굴조사보고서(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1993), 겨레과학기술 조사연구(Ⅳ) -도자기상감기법-(국립중앙과학관, 1998), 한국 전통도자기 기술의 재현을 위한 연구(고경신·중앙대학교 화학과, 과학기술부, 2000), 요업기술 발전과 교류사 연구(웅해당 지음, 김재열 옮김, 학연문화사, 2014), 유적 출토 도자기 바로 보기(강경숙·김세진, 진인진, 2015), 여말~선초 자기 번조법 변화와 요인(이종민, 조선시대사학보 80, 조선시대사학회, 2017) |
| 구분 | 용어 |
| 사전명 | 한국고고학 전문사전(생산유적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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