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국 봉상대부 전리총랑 보문각직제학 지제교 이군묘표(高麗國 奉常大夫典 理摠郎 寶文閣直提學 知製敎 李君墓表) 지원(至元) 6년(충혜왕 복위1, 1340) 경진 10월 1일 왕부단사관 첨의평리(王府斷事官 僉議評理) 이공(李公 : 李齊賢)이 문생인 정동행성원외랑(征東行省員外郞) 이곡(李穀)에게 “자네가 일찍부터 우리 아들 달존(達尊)과 함께 놀아서, 그 사람됨을 아니 마땅히 묘표(墓表)를 지어야 할 것 같다” 하였다. 또 “사람들이 누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는가마는 나의 사랑은 더욱 컸기 때문에 아들의 죽음을 맞이하니 슬픔도 지나치다” 하셨다. 슬프다, 곡(穀)이 그것을 차마 사양할 수가 있겠는가. 군의 이름은 달존(達尊)이요, 자는 천각(天覺)이다. 계림 이씨(鷄林 李氏) 출신이다. 돌아가신 임해군(臨海君) 이진(李瑱)의 손자이고, 지금 영가군(永嘉君) 권부(權溥)의 외손자이며, 상당군(上黨君) 백이정(白頤正)의 사위이다. 내외의 집안이 모두 혁혁한 문벌이다. 무릇 도덕과 문장을 말하자면 반드시 먼저 세 재상의 가문을 들었는데, 군은 사치한 습관이 없었고 효도하고 우애하며, 공순하고 검소하였다. 11세에 문음(門蔭)으로 별장에 임명되었다. 18세에 글을 잘하여 을과(乙科)에 급제하여, 사보(思補)를 거쳐 헌납(獻納)으로 승진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감찰장령(監察掌令) 전의부령(典儀副令)으로 옮겼다. 기묘년(충숙왕 복위8, 1339) 겨울 존공(尊公 : 李齊賢)이 국난으로 왕을 따라 원나라에 갔는데, 그때 인심이 위태하여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군은 말하기를, “나는 임금과 아버지가 계신 것만 알 뿐이다” 하고 필마로 수행하였다. 이듬해 일이 평정되고 왕이 복위하자 전리총랑(典理摠郞)으로 옮겼다. 사보(思補) 이상은 모두 관직(館職)을 겸직하였다. 6월에 고려로 돌아오다가 병을 얻어, 수레로 압록강을 건너 왔다. 29일 신해일 도중에서 죽었다. 임시로 장림역(長林驛 : 지금의 평북 박천군 지역)에 빈소를 차렸다가, 8월 모(某) 갑자일 영구를 맞아 10월 모 갑자일 모 언덕에 장사지냈다. 나이는 28세이다. 자식은 5남매이다. 맏아들 덕림(德林)은 11세이고, 다음 수림(壽林)은 9세이며, 나머지는 모두 어리다. 슬프다. 처음 군은 태부인(太夫人 : 어머니)이 돌아가셨을 때, 슬픔으로 거의 실성한 듯하니, 종족들이 그 효성스러움을 칭찬하였다. 학문에 능하고 일처리를 잘하여 사람들이 그가 가업을 이룰 수 있다고 알았다. 그런데 하늘이 만약 이 사람을 특별히 내어, 이 세상에서 할 바가 있었다면 어찌 수명을 빌려주지 않아 여기에 이르게 하였는가. 슬프다.

高麗國奉常大夫典理揔郞寶文閣直提學知製敎李君墓表 有元至元六年庚辰十月朔王府斷事官僉議評理李公命其門生征東行省員外郞李曰子早與吾兒達尊游知其爲人宜爲表其墓又曰人孰不愛其子而吾之愛甚故其亡也哀之過嗚呼糓其尙忍爲之辭乎君諱達尊字天覺系出雞林李氏故臨海君李公瑱之孫今永嘉君權公溥之外孫上黨君白公頤正之壻內外皆奕世門閥凡稱道德文章必先三相家君少無紈綺習孝友恭儉生十一以門功拜別將十八工文詞登乙科第由思補陞獻納尋遷監察掌令典儀副令己卯之冬尊公以國亂隨王北上時人心危疑君曰吾知有君父而已匹馬往從之明年事定王復政轉典理摠郞恩補以上皆兼館職六月東還得疾輿過鴨綠水二十九日辛亥歿于道旅殯長林驛八月某甲子使迎柩十月某甲子葬某原年二十八子男女五長曰德林年十一次曰壽林九歲餘皆幼嗚呼始君居太夫人憂哀毁幾滅性宗族稱其孝旣學而文旣事而幹人知其能業其家天若篤生斯人而有爲於斯世也胡不假年而至於斯嗚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