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 우복야(万戶 右僕射) 조공(趙公) 묘지명<題額> 선수 소용대장군 관고려군만호 보문각대학사 금자광록대부 상서성수사공우복야 상장군(宣授 昭勇大將軍 管高麗軍万戶 寶文閣大學士 金紫光祿大夫 尙書省守司空右僕射 上將軍) 조연수(趙延壽) 묘지명 옥[璧]이 아름다우면서도 길쭉하지 않고 꽃이 고우면서도 오래 피어있는 것, 이는 사람들이 깊이 바라는 바이지만 하늘은 한꺼번에 주지는 않는다. 그러한데도 어찌 하늘은 공에게 일물(一物)로 하여금 온전하게 둘 다 아름답게 하였는가. 지금 동한(東韓) 평양(平壤)의 조사공(趙司空)은 부(富)와 귀함이 지극하면서도 용모와 풍채가 뛰어나고, 재주와 지혜를 고루 갖추었으면서도 식견(識見)과 도량(度量)이 깊고 넓으며, 음률(音律)을 잘 이해하면서도 글쓰기와 그림과 활쏘기와 말타기에도 뛰어나 모자라는 것이 없으니, 군자의 여섯 가지 예(藝)¹ 가운데에서 오직 하나 바둑만이 빠져있다. ‘나가면 장수가 되고 들어오면 재상이 된다’는 말과 같이 한 몸에 문무를 겸비하고, 한 혀에 화려함과 부드러움을 갖추었으니, 온갖 것이 온전하게 아름답고 많은 여유가 있었다. 아, 그러나 하늘은 수(壽)를 허락하지 않았도다. 사공(司空)의 이름은 후(詡)인데 뒤에 연수(延壽)라고 이름을 고쳤으며, 고려 평양군(高麗 平壤郡) 사람이다. 아버지는 선수 가의대부 왕부단사관 선충익대보조공신 벽상삼한 삼중대광 판중서문하성사(宣授 嘉議大夫 王府斷事官 宣忠翊戴保祚功臣 壁上三韓 三重大匡 判中書門下省事) 평양군(平壤君)이자 추증된 시호가 정숙공(貞肅公)인 인규(仁規)이고, 어머니 흥양군대부인 조씨(興陽郡大夫人 趙氏)는 정의대부 판장작감사(正議大夫 判將作監事) 온려(溫呂)의 딸이다. 공은 나이 겨우 9세에 문자(門資)로 처음 농서목감직(隴西牧監直)을 받고, 얼마 뒤 동대비원녹사(東大悲院錄事)로 옮겼다. 관례(冠禮)를 치른 뒤 신호위녹사참군사(神虎衛錄事叅軍事)로 옮기고, 17세에 과거[春官]에 합격하였다.² 20세에 사순위 역령장군(司巡衛 役領將軍)에 임명되고, 얼마 되지 않아 조산대부 호부시랑 춘궁시독사(朝散大夫 戶部侍郞 春宮侍讀事)로 고쳐 제수되고 자금어대(紫金魚袋)를 하사받았다. 또 장작감 이부시랑 직보문각 비서감(將作監 吏部侍郞 直寶文閣 秘書監)으로 옮겼는데, 모두 지제고(知制誥)[三字]를 겸하였다. 맑고 귀한 관직[氷銜]을 마땅히 ▨ 누려야 하나, 4월에 높은 벼슬에 갑자기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여 진양(晋陽)³에 목사(牧使)로 나가 머물렀다. 이듬해 4월에 삼과(三顆)로 된 명주 호부(明珠 虎符)를 내리고[宣降], 특별히 소용대장군 관고려만호(昭勇大將軍 管高麗万戶)를 제수하였다. 6월에 은청광록대부 검교호부상서 어사대집의 겸 판합문사(銀靑光祿大夫 檢校戶部尙書 御史臺執義 兼 判閤門事)가 되고, 10월에 비(批)를 내려 금자광록대부 동중서문하평장사 금주목사 겸 진합포홍련막(金紫光祿大夫 同中書門下平章事 金州牧使 兼 鎭合浦紅蓮幕)으로 삼았다. 32세에 다시 은청광록대부 검교호부상서 어사대집의 겸 판합문사(銀靑光祿大夫 檢校戶部尙書 御史臺執義 兼 判閤門事)가 되고, 33세에 금자광록대부 검교문하평장사 상장군(金紫光祿大夫 檢校門下平章事 上將軍)으로 고쳐졌다. 37세에 사도(司徒)가 되고, 39세에 또 금자 지추밀원사 어사대부 한림학사 동수국사 상장군(金紫 知樞密院事 御史大夫 翰林學士 同修國史 上將軍)에 임명되고, 또 집현전 수문전 한림원(集賢殿 修文殿 翰林院)의 대학사(大學士)ㄹ르 역임하였다. 43세에 대광(大匡)의 품계에 오르고 문하시랑평장사가 되었으며, 또 수사공 우복야 보문각대학사 상장군(守司空 右僕射 寶文閣大學士 上將軍)에 제수되었다. 48세가 되는 을축년(충숙왕 12년, 1325) 6월 임인일에 병이 들어 관청에서 돌아가시니, 이는 공명과 부귀가 크게 완전하면서도 수명이 모자라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공은 처음 금자광록대부 문하평장사 상장군인 김유지(金由祉)의 큰딸과 결혼하여 1남 1녀를 낳았다. 아들은 충신(忠臣)인데 임금이 이름을 내려주었으며 지금 좌우위낭장(左右衛郎將)이다. 다시 중대광(重大匡) 광산군(光山君) 김도(金瑫)의 큰딸과 결혼하여 딸 한 명을 낳았으나, 나이가 아직 어리다. 올해 9월 경신일에 천화산(天和山) 기슭에 장례지내려 하면서, 충신이 나에게 묘지명을 부탁하였다. 사양하였으나, 어쩔 수 없어서 간략하게 명(銘)하여 이른다. 평양(平壤)의 선조는 선인(仙人) 왕검(王儉)으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백성이 남아 있으니 당당한 사공(司空)이 그 분이시네. 평양의 군자는 삼한(三韓) 전부터 있으면서 수명이 천 년을 넘고 장수하여 신선이 되었도다. 변방의 중요한 신하[藩宣]⁴가 되어 그 자손들이 연이어 관리가 되었는데 쇠락하여 은둔하는 시대에 공은 공명과 부귀를 모두 겸비하도다. 공의 수명이 어찌 48세에 그치는가, 아, 나라가 무너지고 대들보가 뒤집혀졌구나. 몸은 비록 죽었다고 하더라도 이름이 어찌 사라질 것인가, 이 곳에 묻혔으나 저 하늘로 불려가도다. 매장하던 밤 정신이 아득하고 앞이 캄캄하였으나 글을 적어 덕을 밝히니 중천(重泉)까지 환히 빛나리라. 태정(泰定) 2년⁵ 을축년(충숙 12, 1325) 9월 일 한림직학사 조현대부 이부시랑 동수국사 지제고(翰林直學士 朝顯大夫 吏部侍郞 同修國史 知制誥) 이숙기(李叔琪)가 짓다. [출전　:　『역주 고려묘지명집성(하)』(2001)]

萬戶右僕射趙公墓誌銘」 宣授昭勇大將軍管高麗軍萬戶寶文閣大學士金紫光祿大夫尙書省守司空右僕射上將軍趙廷壽墓誌銘」 璧美而不橢花艶而長榮斯人所甚慕彼天所不與豈天公使一物全雙美今東韓平壞趙司空富與貴極而容儀秀」 麗才與智齋而識度淵弘善解音律尤工書畵射御無缺君子六藝中唯一碁欠至」 如出將入相一身文虎一舌華夷全」 百美而綽綽有餘閒嗚呼天不與年司空諱詡後改名延壽高麗平壤郡人也考　宣授嘉議大夫王府斷事官宣忠」 翊載保祚功臣壁上三韓三重大匡判中書門下省事平壤君贈諡貞肅公仁規妣興陽郡大夫人趙氏正議大夫判將作監事」 溫呂之女也年甫九歲以門資初調隴西牧監直尋遷東大悲院錄事旣冠而遷神虎衛錄事叅軍事十七擢第春官二十授▨▨衛役▨將軍俄改授朝散大夫戶部侍郎春宮侍讀事賜紫金魚袋又遷將作監吏部侍郎直寶文閣秘書監皆」 兼三字永銜當▨而立夏四月恐崇資峻級壓來出牧晋陽而却之明年夏四月」 宣降三顆明珠虎符▨授昭勇大將軍管高麗軍萬戶六月除銀靑光祿大夫檢校戶部尙書御史臺執義兼判閤門事冬十月批金紫光祿大夫同中書門下平章事金州牧使兼鎭合浦紅蓮幕三十二復爲銀靑光祿大夫檢校戶部尙書御史臺執義兼判閤門事三十三改授金紫光祿大夫檢校門下平章事上將軍三十七拜司徒三十九又除金紫知樞密院事御史大夫翰林學士同修國」 史上將軍又集賢殿修文殿翰林院歷綰大學士四十三階大匡授門下侍卽平章事又除守司空右僕射寶文閣大學士上將」 軍至四十八乙丑六月壬寅寢疾薨于官斯不是功名富貴大全而壽不足耶公先娶金紫光祿大夫門下平章事上將軍金由祉一女生一男一女男曰忠臣　王賜名也今爲左右衛郎將後娶重大匡光山君金瑫一女生一女年尙幼是年九月庚申將葬于天」 和山麓忠臣托予求誌辭不得已略銘之曰」 平壤之先　仙人王儉　至今遺民　堂堂司空　平壤君子　在三韓前　壽過一千　胡考且仙　拜之藩宣　其系蟬聯　衰盾之日　公悉兩全　公壽何止　四十八年　嗟國之瘁　梁木其顚　身雖去歿　名豈沒焉　埋在此地　召在彼天窀穸之夜　空爾冥然　誌以明德　輝光重泉」 泰定二年乙丑九月　日」 翰林直學士朝顯大夫吏部侍郎同修國史知制誥李叔琪撰」

　　　　万戶右僕射趙公墓誌銘(題額)」 　　　　宣授昭勇大將軍管高麗軍万戶寶文閣大學士金紫光祿大夫尙書省守司空右僕射上將軍趙延壽　墓誌銘」 璧美而不橢花艶而長榮斯人所甚慕彼天所不與豈天公使一物全雙美今東韓平壤趙司空富與貴極而容儀秀」 麗才與智齊而識度淵弘善解音律尤工書畵射御無缺君子六藝中唯一碁欠至如出將入相一身文虎一舌華夷全」 百美而綽綽有餘閒鳴呼天不與年司空諱詡後改名延壽高麗平壤郡人也考 宣授嘉議大夫王府断事官宣忠」 翊戴保祚功臣壁上三韓三重大匡判中書門下省事平壤君贈謚貞肅公仁規妣興陽郡大夫人趙氏正議大夫判將作監事」 溫呂之女也年甫九歲以門資初調隴西牧監直尋遷東大悲院錄事旣冠而遷神虎衛錄事叅軍事十七擢第春官二」 十授司巡衛役領將軍俄改授朝散大夫戶部侍郞春官侍讀事賜紫金魚袋又遷將作監吏部侍郞直寶文閣秘書監皆」 兼三字氷銜當▨而立夏四月恐崇資峻級壓來出牧晋陽而却之明年夏四月」 宣降三顆明珠虎符特授昭勇大將軍管高麗軍万戶六月除銀靑光祿大夫檢校戶部尙書御史臺執義兼判閤門事冬十月」 批金紫光祿大夫同中書門下平章事金州牧使兼鎭合浦紅蓮幕三十二復爲銀靑光祿大夫檢校戶部尙書御史臺執義兼判閤」 門事三十三改授金紫光祿大夫檢校門下平章事上將軍三十七拜司徒三十九又除金紫知樞密院事御史大夫翰林學士同修國」 史上將軍又集賢殿修文殿翰林院歷綰大學士四十三階大匡授門下侍郞平章事又除守司空右僕射寶文閣大學士上將」 軍至四十八乙丑六月壬寅寢疾薨于官斯不是功名富貴大全而壽不足耶公先娵金紫光祿大夫門下平章事上將軍金由祉」 一女生一男一女男曰忠臣　王賜名也今爲左右衛郎將後娵重大匡光山君金瑫一女生一女年尙幼是年九月庚申將葬于天」 和山麓忠臣托予求誌辞不得已略銘之曰」 　　　平壤之先　仙人王儉　至今遺民　堂堂司空　平壤君子　在三韓前　壽過一千　胡考且仙」 　　　拜之藩宣　其系蟬聯　衰盾之日　公悉兩全　公壽何止　四十八年　嗟國之瘁　梁木其顚」 　　　身雖云歿　名豈沒焉　埋在此地　召在彼天　窀穸之夜　窅尒冥然　誌以明德　輝光重泉」 　　　　　　　　　　　　　　　泰定二年乙丑九月　日」 　　　翰林直學士朝顯大夫吏部侍郞同修國史知制誥李　叔琪　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