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부인 박씨(務安君夫人 朴氏)로 법명(法名) 성공(省空)의 묘지<題額> 예문관공봉 통직랑 우헌납 지제교 겸 춘추관편수관(藝文館供奉 通直郞 右獻納 知製敎 兼 春秋館編修官) 최여(崔洳) 지음 부인은 성이 박씨(朴氏)이고, 무안군(務安郡)¹ 출신이다. 봉익대부 밀직부사 군부판서 상장군(奉翊大夫 密直副使 軍簿判書 上將軍) 부(琈)의 셋째 딸이고, 광정대부 도첨의시랑찬성사(匡靖大夫 都僉議侍郞贊成事)로 추봉되고 행봉익대부 판도판서 문한사학(行奉翊大夫 版啚判書 文翰司學)으로 은퇴한 최서(崔瑞)의 아내이다. 조부는 조산대부 병부시랑 금오위섭장군(朝散大夫 兵部侍郞 金吾衛攝將軍) 성기(成器)이고, 증조는 통의대부 좌우위대장군 지병부사(通議大夫 左右衛大將軍 知兵部事) 유(㽔)이다. 어머니 선씨(鮮氏)는 협계군부인(俠溪郡夫人)에 봉해졌는데, 아버지는 조정대부 금오위대장군(朝靖大夫 金吾衛大將軍) 대유(大有)이다. 23세에 최공(崔公)에게 시집갔는데, 공은 곧 문헌공(文憲公, 崔冲)의 현손(玄孫)이다. 어려서부터 글재주[文才]와 관리가 될 재간[吏幹]을 갖추어 중앙과 지방에서 힘써 임금을 돕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였으므로 모두 우러러보며 따랐다. 마음이 깨끗하고 곧았으며 행동하는데 굽힘이 없었으므로, 벼슬이 판비서(判秘書)에 이르고, 부추(樞副)로 물러났다. 모두 4남 2녀를 두었는데, 장남은 정순대부 전의령(正順大夫 典醫令) 중유(仲濡)로 정헌대부 감문위상장군(正獻大夫 監門衛上將軍)으로 벼슬에서 물러나 은퇴한 김현창(金鉉昌)공의 둘째 딸과 결혼하였다. 2남 정오(晶悟)는 머리를 깎고 수선사(修禪社)²에 있으며, 3남은 밀직사당후관(密直司堂後官) 계유(季濡)로 봉상대부 선부의랑(奉常大夫 選部議郞) 문증(文証)공의 셋째 딸과 결혼하였다. 4남은 화엄종 대덕(華嚴宗 大德) 원비(元庇)로 지금 용흥사(龍興寺)의 주지이다. 장녀는 통헌대부 밀직부사 상호군(通憲大夫 密直副使 上護軍) 김륜(金倫)에게 시집갔는데, 도첨의참리 집현전대학사 상장군 문신공(都僉議叅理 集賢殿大學士 上將軍 文愼公) 변(賆)의 맏아들이다. 차녀는 승봉랑 총부산랑(承奉郞 摠部散郞) 조문근(趙文瑾)에게 시집갔는데, 봉익대부 밀직부사 상장군(奉翊大夫 密直副使 上將軍) 변(抃)의 셋째 아들로 지금 상주목판관(尙州牧判官)이다. 그 후손이 또한 이미 창성하였으나 글이 번잡하여 기록하지 않는다. 부인은 성품이 정직하고 사법(邪法)을 행하지 않았으며 불도(佛道)를 믿고 숭배하였으니 참으로 훌륭한 분[善女]이다. 대덕(大德)³ 9년 을사년(충렬 31, 1305)에 부군이 작고하였는데 12년[一紀] 남짓 홀로 지내었다. 향년 70세가 된 올해 연우(延祐)⁴ 5년 무오년(충숙 5, 1318) 7월 초2일에 병이 위독해지자, 드디어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묘련사(妙蓮社) 주지[主法]인 양가도승통(兩街都僧統)에게 청하여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어 법명을 성공(省空)이라 하였다. 법복을 갖추어 계를 받고, 이에 종[奴] 한 명을 시주하여 출가시켰다. 11일 오시(午時)가 되자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 자녀 등을 불러 뒷일을 부탁한 뒤, 합장한 채 오직 아미타불(阿彌陀佛)만을 염송하였다. 저녁이 되자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 숨이 거의 끊어질 때까지도 염불하는 입술이 멈추지 않고 움직였고, 기운이 다한 뒤에야 두 손이 풀어졌다. 이 해 8월 18일에 대덕산(大德山) 서쪽 기슭에 장례지냈다. 내가 부인의 아들 및 사위들과 친구이기 때문에 묘지명을 짓게 되었다. 명(銘)하여 이른다. 건강하고 편안하게 수명을 누렸으며 머리를 깎고 육신을 버렸으니 아름답도다, 그 마지막 길이어. 두 가지 일⁵이 능히 갖추어졌도다. 연우(延祐) 5년 무오년(충숙 5, 1318) 8월 일 [출전　:　『역주 고려묘지명집성(하)』(2001)]

務安君夫人朴氏法名省空墓誌(題額)」 　　　藝文館供奉通直郞右獻納知製　敎兼春秋館編修官崔　　洳誌」 夫人姓朴氏系出務安郡奉翊大夫密直副使軍簿判書上」 將軍諱琈之第三女追封匡靖大夫都僉議侍郞賛成事行」 奉翊大夫版啚判書文翰司學致仕崔諱瑞之配也祖朝散」 大夫兵部侍郞金吾衛攝將軍諱成器曾祖通議大夫左右」 衛大將軍知兵部事諱㽔母鮮氏封俠溪郡夫人考朝靖大」 夫金吾衛大將軍諱大有年二十三歸于崔公公乃文憲公」 之玄孫也早備文才吏幹勤勞中外輔主安民具瞻攸歸以」 其秉志淸直行不枉尺故位止判秘書而以樞副退老焉凡」 生四男二女一男正順大夫典醫令仲濡娶正献大夫監門」 衛上將軍致仕金公鉉昌之二女二男晶悟祝髮寓修禪社」 三男密直司堂後官季濡娶奉常大夫選部議郞文公証之」 三女四男華嚴宗大德元庇今住龍興寺長女適通憲大夫」 密直副使上護軍金倫都僉議叅理集賢殿大學士上將軍」 文愼公賆之冑嗣也次女適承奉郞捴部散郞趙文瑾奉翊」 大夫密直副使上將軍抃之三子今爲尙州牧判官其後孫」 亦已濟濟文煩不載夫人禀性正直不行邪法崇信」 佛道眞善女也越大德九年乙巳佳耦卒孀居餘一紀享壽」 七十及今延祐五年戊午七月初二日疾篤遂知大期之難」 免請妙蓮社主法兩街都僧統木且刻草爲尼法名省空具」 法服受戒仍捨一奴出家至十一日午時洗浴更衣呼子女」 等付囑後事合掌專念」 阿彌陀佛當夕翛然而化氣息將絶念佛之脣動而不止氣」 盡然後兩手乃頹以是年八月十八日葬于大德山之西麓」 予有舊於夫人之子壻故誌其墓而銘之曰」 　　康寧保壽　剃度捐軀　美哉末路　二事能俱」 　　　　　　　　　　　延祐五年戊午八月　日」

務安君夫人朴氏法名省空墓誌(題額)」 　　　藝文館供奉通直郎右獻納知製　敎兼春秋館編修官崔　洳誌」 夫人姓朴氏系出務安郡奉翊大夫密直副使軍簿判書上」 將軍諱琈之第三女追封匡靖大夫都僉議侍郎賛成事行」 奉翊大夫版圖判書文翰司學致仕崔諱瑞之配也祖朝散」 大夫兵部侍郎金吾衛攝將軍諱成器曾祖通議大夫左右」 衛大將軍知兵部事諱蕤母鮮氏封俠溪郡夫人考朝靖大」 夫金吾衛大將軍諱大有年二十三歸于崔公公乃文憲公」 之玄孫也早備文才吏幹勤勞中外輔主安民具瞻攸歸以」 其秉志淸直行不枉尺故位止判秘書而以樞副退老焉凡」 生四男二女一男正順大夫典醫令仲濡娶正獻大夫監門」 衛上將軍致仕金公鉉昌之二女二男晶悟祝髪寓修禪社」 三男密直司堂後官季濡娶奉常大夫選部議郎文公証之」 三女四男華嚴宗大德元庇今住龍興寺長女適通憲大夫」 密直副使上護軍金倫都僉議叅理集賢殿大學士上將軍」 文愼公賆之胄嗣也次女適承奉郎捴部散郎趙文瑾奉翊」 大夫密直副使上將軍抃之三子今爲尙州牧判官其後孫」 亦已濟濟文煩不載夫人禀性正直不行邪法崇信」 佛道眞善女也越大德九年乙巳佳耦卒孀居餘一紀享壽」 七十及今延祐五年戊午七月初二日疾篤遂知大期之難」 免請妙蓮社主法兩街都僧統木且剗草爲尼法名省空具」 法服受戒仍捨一奴出家至十一日午時洗浴更衣呼子女」 等付囑後事合掌專念」 阿彌陀佛當夕翛然而化氣息將絕念佛之脣動而不止氣」 盡然後兩手乃頹以是年八月十八日葬于大德山之西麓」 予有舊於夫人之子婿故誌其墓而銘之曰」 　　康寧保壽　剃度捐軀　美哉末路　二事能俱」 延祐五年戊午八月　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