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대부 국자감대사성 지제고(通議大夫 國子監大司成 知制誥)로 벼슬에서 물러나 은퇴한 장공(張公) 묘지 및 명 대안(大安)¹ 3년 신미년(희종 7, 1211) 11월 25일에 통의대부 국자감대사성 지제고로 벼슬에서 물러나 은퇴한 장공이 집에서 돌아가셨다. 12월 6일 대덕산(大德山) 동쪽 기슭에 장례지내려 하면서, 아들 아무개가 울면서 묘지명을 부탁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공의 충의와 굳은 절개는 늠름하기가 얼음이나 옥과 같아서 영원히 전할 만하지만, 무른 돌과 거친 글로 그 일을 하게 되면 누가 될 뿐입니다. 그러나 뒤늦게 사귀면서 공의 생애와 계보를 자세하게 잘 알고 있으니, 마땅히 처음과 끝을 적어서 가신 이와 이별하는 슬픔을 위로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공의 이름은 윤문(允文)이고, 목주(木州)² 사람이다. 증조는 군기감(軍器監) 천(倩)이고, 조부는 검교첨사(檢校詹事) 선민(先敏)이며, 아버지는 검교군기감(檢校軍器監) 인(麟)이다. 외조 우방재(于邦宰)는 재능 있는 관리로 이름을 떨쳐 벼슬이 인종(仁宗) 대에 상서우복야 상장군(尙書右僕射 上將軍)에 이르렀는데, 공은 그 음(蔭)으로 어려서 벼슬하고, 책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아 과거에 급제하였다. 동도³서기(東都書記)에 임명되니, 일을 처리하면서 인자하고 남의 어려운 사정을 돌보아주는 것을 우선으로 삼고 청렴함 역시 철저하였으므로, 치적의 평가에서 우수[最]를 받아 식목녹사(式目錄事)에 임용되었다. 탐라현(耽羅縣)⁴은 바다 한 가운데 있어서 스스로 먼 변방의 이역 땅이라고 하면서, 비록 왕화(王化)로 이끌어도 거듭하여 법률과 명령을 거역하였다. 조정에서 논의하여 유능한 관리를 뽑아서 다스리게 하였는데, 공을 대부주부(大府注簿)로써 현령(縣令)으로 삼아 그 백성을 보살피게 하였다. 공이 부임하자마자 너무 늦게 왔다는 탄성[來暮之歌]이 나왔다.⁵ 임기가 끝나자 제릉승 겸 도병마녹사(諸陵丞 兼 都兵馬錄事)에 임명되고, 중서주서(中書注書)에 발탁되었다가 한 달 뒤에 권지각문지후(權知閣門祗候)가 되었다. 감찰어사(監察御史)로 승진하게 되자 절의(節義)를 다하여 공사(公事)를 받들었으므로, 사람들이 감히 옳지 않은 일로 서로 간섭하지 못하였다. 형부원외랑[秋部員外郞]으로서 충청도 점군사(忠淸道 點軍使)가 되었다가, 다시 기거사인(起居舍人)으로서 경상주도 염안사(慶尙州道 廉按使)가 되었다. 늘 지조를 굳게 지키면서 거친 음식과 나물국으로 스스로 봉양하였고, 한 번도 냄새나는 야채나 고기를 먹지 않으니, 지나치는 주군(州郡)마다 모두 편하게 여겼다. 우사낭중(右司郎中)으로 고쳤다가 소부소감(少府少監)으로 옮겼다. 공이 일찍이 탐라현을 다스리면서 은혜와 위엄이 있었으므로 안무사(安撫使)가 되어 나가고,⁶ 돌아오자 형부시랑(刑部侍郞)에 임명되고, 대복경 우간의대부 지제고(大僕卿 右諫議大夫 知制誥)에 올랐다. 지금의 임금<熙宗>이 즉위하자 평소 그 명성을 들었으므로 국자감 대사성에 임명하였다. 마침내 사마시(司馬試)를 주관하게 되었는데,⁷ 곧 과거시험장의 오래된 폐단을 없앴으므로 사람들이 모두 칭찬하였다. 이 해에 나이가 들었다고 하여 물러나기를 청하였다. 이에 쌍명재 최대사(雙明齋 崔大師, 崔讜)의 형제들과 함께 기로회(耆老會)를 만드니, 당시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였다.⁸ 신미년(희종 7, 1211) ▨월에 세상을 떠나니, 향년 73세이다. 일찍이 시태부소경(試太府少卿) 여시무(余時茂)의 둘째 딸과 결혼하여 1남 4녀를 낳았는데, 모두 유훈(遺訓)을 끝까지 받들고 있다. 명(銘)하여 이른다. 하늘이 내려준 성품은 실로 오직 충정뿐이었으나 재상[台鼎]의 지위에 오르지 못하였으니 어찌 명(命)이 아니겠는가. 그 명성이 높게 울려 퍼져 하늘과 땅에 어우러지도다. 금(大金) 대안 3년 신미년 12월 일 쓰다. [출전　:　『역주 고려묘지명집성(상)』(2001)]

　　通議大夫國子監大司成知制誥致仕張公墓誌幷銘」 大安三年歲在辛未十一月二十五日通議大夫國」 子監大司成知制誥致仕張公卒于第十二月六日」 歸葬於大德山東麓其孤某泣涕請誌其墓余曰公」 之忠義勁節禀然若氷承玉可以▨不杇而脆石荒詞」 適足以爲之累耳然晲接交遊知公平生出處甚詳」 宜叙始末以慰陟岵之哀公諱允文水州人也曾祖」 軍器監諱倩祖檢校詹事諱先敏考檢校軍器監諱」 麟外祖于邦宰以材官始顯有名　仁廟時位至尙」 書右僕射上將軍公以其蔭少得飄纓猶讀書不怠」 登第補東都▨記其理以仁恕爲先淸亦澈▨課最」 調式目錄事耽羅縣在海中自以謂殊疆異壤雖賓」 王化屢犯條敎朝議選能吏以鎭之授公以大府注」 簿爲縣令以撫其民公下車即有來暮之歌秩滿拜」 諸陵丞兼都兵馬錄事擢中書注書踰月權知閤門」 袛侯遷監察御史奉公竭節人不敢非義相干以秋」 部員外　爲忠淸道點軍使復以居舍人爲慶尙」 州道廉按使每持節以蔬食菜羹自奉未甞茹葷血」 所歷州郡皆便之改右司郞中遷少府少監以公甞」 莅耽羅縣有恩威出爲安撫使及還拜刑部侍郞除」 大僕卿右諫議大夫知制誥今上踐祚素聞其名拜」 國子監大司成遂掌司馬試頓革文場舊弊人皆稱」 之是年以年老乞骸骨迺與雙明齋崔大師昆季爲」 耆老會時皆歆艶至辛未▨月捐舘享年七十三甞」 娶試太府少卿余時茂第二女生子男一人女四」 人皆奉遺訓以終始焉　銘曰天賦之性實惟忠正」 不登於台鼎豈非命歟鏘厥聲可以與天地並伍」 　　時大金大安三年辛未十二月　日　誌」

　　通議大夫國子監大司成知制誥致仕張公墓誌幷銘」 大安三年歲在辛未十一月二十五日通議大夫國」 子監大司成知制誥致仕張公卒于第十二月六日」 歸葬於大德山東麓其孤某泣涕請誌其墓余曰公」 之忠義勁節凜然若氷玉可以垂不朽而脆石荒詞」 適足以爲之累耳然晩接交遊知公平生出處甚詳」 宜叙始末以尉陟岵之哀公諱允文木州人也曾祖」 軍器監諱倩祖檢校詹事諱先敏考檢校軍器監諱」 麟外祖于邦宰以材官如顯有名　仁廟時位至尙」 書右僕射上將軍公以其蔭少得飄纓猶讀書不怠」 登第補東都書記其理以仁恕爲先淸亦澈底課最」 調式目錄事耽羅縣在海中自以謂殊疆異壤雖賔」 王化屢犯條敎朝議選能吏以鎭之授公以大府注」 簿爲縣令以撫其民公下車卽有來暮之歌秩滿拜」 諸陵丞兼都兵馬錄事擢中書注書踰月權知閤門」 祗候遷監察御史奉公竭節人不敢非義相干以秋」 部員外郞爲忠淸道點軍使復以起居舍人爲慶尙」 州道廉按使每持節以蔬食菜羹自奉未嘗茹葷血」 所歷州郡皆便之改右司郞中遷少府少監以公嘗」 莅耽羅縣有恩威出爲安撫使及還拜刑部侍郞除大」 僕卿右諫議大夫知制誥今　上踐祚素聞其名拜」 國子監大司成遂掌司馬試頓革文場舊弊人皆稱」 之是年以年老乞骸骨迺與雙明齋崔大師昆季爲」 耆老會時皆歆艶至辛未▨月損舘享年七十三嘗」 娶試太府少卿余時茂第二女生子男一人子女四」 人皆奉遺訓以終始焉　銘曰天賦之性實惟忠正」 伍不登於台鼎豈非命歟鏘鏘厥聲可以與天地並」 　　　時大金大安三年辛未十二月　日　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