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랑(李一娘) 묘지 낭(娘)은 원주(原州) 사람이다. 증조 자춘(自春)은 검교소부소감(檢校少府少監)에 추봉되었고, 조부 규(揆)는 검교▨▨(檢校▨▨)이며, 아버지 언장(彦章)은 진사시(進士試)에 합격하고 여러 번 승진하여 전중내급사동정(殿中內給事同正)이 되었다. 어머니 원씨(元氏)는 급제한 ▨▨이다. 연명(延明)은 처사(處士)로서 집에 있었으나 집이 부유하여 ▨ 베풀기를 좋아하니 모두가 어질게 여겼다. 낭에게는 형제가 다섯 명이 있는데, 오빠 중기(仲騏), 중린(仲驎)과 동생 중총(仲驄)은 모두 국자시(國子試)에 합격하였다. 동생 승림(勝林)은 도량이 ▨(〔넓고〕) 학행(學行)이 있었으나 막내 동생 극화(克和)와 함께 모두 낭보다 앞서 죽었다. 동생 중화(仲和)는 과거에 뜻을 두지 않고 유학(儒學)과 불학(佛學)을 좋아하여 지성스러웠다. 중화의 서열은 낭과 승림 사이인데, 지금 홀로 ▨ 남아있다. 낭은 18세인 경신년(인종 18, 1140)에 춘방공자(春坊公子) 김유신(金有臣)에게 출가하였다. 유신이 무진년(의종 2, 1148)에 곽주¹통판(郭州通判)이 되었다가 계미년(의종 17, 1163)에 작고하였으나, 낭은 절의를 지켜 홀로 살았다. 어려서부터 불교에 귀의하여 ▨▨ 사람의 잘잘못을 말하지 않았으며, 출가한 뒤에는 늘 『소미타경(小彌陁經)』, 『화엄경(華嚴經)』 「보현품(普賢品)」, 『천수다라니경(千手多羅尼經)』을 읽고, ▨ 평생 오후에는 음식을 먹지 않았으며, 매번 십재일(十齋日)²이 되면 고기를 먹지 않으면서 정토(淨土)에 태어날 것을 맹세하였다. ▨ 아들 광조(光祖)는 어린 나이에 시부(詩賦)로써 국자감시(國子監試)에 장원으로 급제하고, 갑진년(명종 14, 1184)에 금주³감무(衿州監務)가 되어 청렴한 다스림으로 이름이 났다. 딸은 공역령(供驛令) 최돈의(崔敦義)의 계실(繼室)이 되었는데, 낭은 그 딸을 따라 서울에서 살았다. 올해 명창(明昌)⁴ 3년 임자년(명종 22, 1192) 9월에 병이 들었는데, 15일이 되자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입으로 아미타불[西方仏]을 외우며 세상을 떠나니, 10월 15일에 도성의 동쪽 소재이산(小梓旀山) 남쪽 기슭에 장례지냈다. 광조는 일찍이 나에게 배웠는데, 이 때 원주에 있다가 부음을 듣고 급하게 떠나면서 행적을 대략 지어서 나에게 부탁하기를, “서울에 도착하면 곧 장례를 치르려 하니, 청컨대 묘지명을 지어주십시오.”라고 하였으므로, 이에 명을 짓는다. 명(銘)하여 이른다. 일부종사(一夫從死)하는 것이 여자의 미덕인데, 낭은 능히 절의를 지키도다. 70의 나이는 예로부터 어렵게 여겼는데, 낭은 이런 수를 누리도다. 사람이 죽을 때는 마음에 품은 생각이 거꾸로 되는데, 낭은 미련 없이 떠나도다. 낭이여, 낭이여. ▨▨ 전하여 무궁한 뒷날에 보여주려 하노라. [출전　:　『역주 고려묘지명집성(상)』(2001)]

李一娘墓誌銘」 娘原州人曾王父自春追封檢校少府少監王父揆檢校▨▨」 父彦章擢進士第累加殿中內給事同正母元氏及第▨▨」 也延明以處士家居家富好施隣皆賢之娘有兄弟五人兄」 仲騏仲驎其弟仲驄並中國子試弟勝林▨度有學行及其」 季克和皆先娘死弟仲和不求擧然好儒釋學醇醇如也其」 行次在娘與勝林間今獨存▨娘年十八以庚申歲嫁春坊公子」 金有臣有臣越戊庚歲通判郭州及癸末而卒娘守義寡居自」 少歸心佛敎▨▨人長短旣嫁長讀小彌陁經華嚴普賢品千手」 陁羅▨▨▨▨歲不食午後食每十齋日食捨肉以生淨土爲誓」 ▨有男光祖年若干以詩賦試於國子監升名壯頭及甲辰歲爲」 衿州監務以淸政聞女爲供驛令崔敦義繼室娘從之以居京」 城中以今明昌三年壬子九月微疾至十五日沐浴改衣裳口念」 西方仏而逝以十月十五日葬于城東小梓▨山南麓光祖曾從予」 學時在原州聞訃將奔略具行迹屬予曰旣至即葬請銘之」 乃爲銘曰從一而終女子之美而娘能守義七十之年古所難有而娘」 登此壽人之將死心懷倒顚而娘去翛然娘乎娘乎▨▨傳示於無疆乎」

李一娘墓誌銘」 娘原州人曾王父自春追封檢校少府少監王父揆檢校▨▨」 父彦章擢進士第累加殿中內給事同正母元氏及第▨▨」 也延明以處士家居家富好施▨皆賢之娘有兄弟五人兄」 仲騏仲驎其弟仲騘並中國子試弟勝林▨度有學行及其」 季克和皆先娘死弟仲和不求擧然好儒釋學醇醇如也其」 行次在娘与勝林間今獨存▨娘年十八以庚申歲嫁春坊公子」 金有臣有臣越戊辰歲通判郭州及癸未而卒娘守義寡居自」 少歸心佛敎▨▨人長短旣嫁長讀小彌陁經華嚴普賢品千手」 陁羅尼▨▨全歲不食午後食每十齋日食捨肉以生淨土爲誓」 ▨有男光祖年若干以詩賦試於國子監升名壯頭及甲辰歲爲」 衿州監務以淸政聞女爲供驛令崔敦義継室娘從之以居京」 城中以今明昌三年壬子九月感微疾至十五日沐浴改衣裳口念」 西方仏而逝以十月十五日葬于城東小梓旀山南麓光祖曾從予」 學時在原州聞訃將奔略具行迹屬予曰旣至卽葬請銘之」 乃爲」 銘曰從一而終女子之美而娘能守義七十之年古所難有而娘」 登此壽人之將死心懷倒顚而娘去翛然娘乎娘乎」 ▨▨傳示於無疆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