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국(高麗國)의 돌아가신 형부상서 용호군상장군(刑部尙書 龍虎軍上將軍) 노군(盧君) 묘명(墓銘) 군의 이름은 탁유(卓儒)이고, 기계현(杞溪縣)¹ 사람이다. 아버지 영순(永醇)은 참지정사 상서좌복야(叅知政事 尙書左僕射)로 시호가 경숙공(敬肅公)으로 추증되었다. 조부 안맹(安孟)은 공부상서 좌우위상장군(工部尙書 左右衛上將軍)이고, 증조 ▨거(▨居)는 중윤(中尹)에 추봉되었다. 어머니 낙랑군부인(樂浪郡夫人) 이씨(李氏)는 대부주부(大府主簿) ▨광필(光弼)의 딸이다. 군은 뜻이 크고 기개가 있어서 남에게 얽매이지 않았고, 힘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 협객(俠客)의 풍모가 있었다. 처음에 문음(門蔭)으로 양온승동정(良醞丞同正)이 되었다. ▨ 의종(毅宗) 말년에 영화궁녹사(永和宮錄事)에 임명되었는데, 당시 참정공(叅政公, 盧永醇)이 왕명을 출납하는 직책[喉舌]에 있었다. ▨▨ 그 해 9월에 지금의 임금<明宗>이 번저(藩邸)로부터 들어와 대위(大位)에 올랐는데, 공이 실로 많은 공훈을 세웠으므로 군을 용호군낭장(龍虎軍郎將)으로 고쳐 임명하였다. 갑오년(명종 4, 1174)에 서도(西都)가 왕명을 어기자² 장수를 보내어 토벌하게 하였는데, 군 또한 ▨▨▨하여 갑옷을 입고 말을 타고 힘써 싸워 적을 격파하였다. 그 공이 매우 ▨(〔컸으므로〕) 좌우위보승중랑장 차장군(左右衛保勝中郞將 借將軍)에 올랐다. 무술년(명종 9, 1179)에 ▨▨▨▨ 하고 만춘절일(萬春節日)을 축하하는 사절로 북국(北國, 金)에 ▨▨ 갔다 돌아오니, ▨▨ 총애가 더욱 두터웠다. 이듬해 12월에 ▨▨상서공부원외랑(尙書工部員外郞)이 되어 ▨▨▨을 받았으며 ▨▨군(〔借將軍〕)은 예전과 같았다. 얼마 뒤 용호장군(龍虎將軍)으로 옮겼다가 다시 섭▨▨위대장군(攝▨▨衛大將軍)이 되었다. 다시 금오위 흥위위 신호위 좌우위(金吾衛 興威衛 神虎衛 左右衛)[의 섭대장군로 옮기고], 지상서형부사(知尙書刑部事)를 겸하였다. 정미년(명종 17, 1187) 정월에 ▨▨▨재(齋)▨▨▨가 되어 서경(西京)으로 갔으며, 돌아와 용호군대장군(龍虎軍大將軍)에 임명되었다. 이듬해 봄에 서북면지병마사(西北面知兵馬使)가 되어 나가고, 그 해에 ▨▨▨▨군(軍) 겸 태자우사어솔▨▨(太子右司禦率▨▨)이 되었다. 또 다음해에 흥위위섭상장군(興威衛攝上將軍)으로 옮기고, 또 그 다음해 경술년(명종 20, 1190)에 ▨▨형부상서(刑部尙書) 용호군상장군(龍虎軍上將軍)이 되었다. 신해년(명종 21, 1191) 4월 18일에 갑자기 병이 들어 세상을 떠나니, 나이 ▨▨세이고, 금(大金) 명창(明昌)³ 2년이다. ▨▨ 홍인리(弘仁里) 집에 모셨다가 5월 13일 경▨(庚申)일에 ▨▨▨▨▨산에 (장례지내니), 예(禮)에 따른 것이다. 아, 군은 사람됨이 활달하고 지혜가 많았으며, 형제들과 우애가 있었고 빈객과 친우를 대할 때는 화락하였다. 몇 말이나 되는 술을 마셔도 흐트러지지 않았고, 집에 들어가면 왼손으로는 악기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술병을 잡았으며, 밖으로 나가면 매를 날리고 사냥개를 부려서 가는 곳마다 자적(自適)하지 않음이 없으니, 진실로 대장부로서 뜻을 얻은 자가 한 일이었다. 바야흐로 성년(盛年)이 되어 상장(上將)의 지위에 오르고 추밀원[鴻樞]에 들어갔으며, 중서문하성[鳳池]를 거치니, ▨자(▨者)가 사다리를 오르는 것과 같았다. 아침저녁으로 바라는 바가 ▨▨▨했는데, 홀연히 이와 같이 돌아가시니, 아, 슬프다. 군은 처음 검교소감(檢校少監) 반사▨(潘思▨)의 딸과 결혼하여 아들 한 명을 낳았는데, ▨▨원외랑(員外郞) 양혁(陽赫)이다. ▨▨여(女)▨씨(氏)는 군보다 먼저 작고하였으므로, 다시 호부상서(戶部尙書) ▨▨▨의 딸과 결혼하였다. 명(銘)하여 이른다. 내가 알지 못하겠는가, 하늘이 이 사람에게 내려준 것을. 체격이 크고 훌륭하며 또 성품이 인자하였으니 마땅히 그 수명이 길고 그 몸이 편안하여야 할 것이나 이제 노군(盧君)이 홀로 그 이치에서 벗어나니 내가 우러러보려 하여도 ▨ 모습만이 아득하구나. 다만 아름다운 이름만을 ▨ 거두어 무덤[蒿里] 속에 간직해 두었도다. 아, 슬프다.금(大金) 명창(明昌) 2년 5월 일에 새기다. [출전　:　『역주 고려묘지명집성(상)』(2001)]

高麗國故刑部尙書龍虎軍上將軍盧君墓銘」 君諱卓儒杞溪縣人也考諱永醇叅知政事尙書左僕射贈謚敬肅▨祖諱安孟工部尙書左右衛上將軍曾祖」 諱▨居追封中尹母樂浪郡夫人李氏大府主簿▨光弼之女也君倜儻不羈膂力過人有故俠客之風始以門」 蔭受良醞丞同正▨　毅宗末年拜永和宮錄事于時叅政公在喉舌▨▨其年九月　今上由藩邸入卽大位」 公實左右之由是改授君龍虎軍郞將至甲午歲西都阻命遣將徂征君亦▨▨▨被甲上馬力戰破賊厥功尤」 ▨轉左右衛保勝中郞將借授將軍至戊戌歲▨▨▨▨以賀萬春節日使入北▨▨還▨▨寵侍之益厚明年」 十二月▨▨尙書工部郞賜▨▨▨▨▨軍如故俄轉龍虎將軍復攝▨▨衛大將軍又改金吾衛興威衛」 神虎衛左右衛兼知尙書刑部事丁未歲正月▨▨▨齋▨▨▨西京及還拜龍虎軍大將軍明年春出爲西北」 面知兵馬使是年▨▨▨▨軍兼太子右司禦率▨▨又明年轉興威衛攝上將軍又明年庚戌▨▨刑部尙書」 龍虎軍上將軍至辛亥歲四月十八日暴疾而卒年▨▨歲▨大金明昌二年▨▨厝于弘仁里第至五月十三」 日庚▨▨▨▨山禮也嗚呼君爲人豁達多智與兄弟怡怡如也待賓友衎衎如也飮酒數㪷不亂入則左弦」 右壺出則飛鷹走狗無往而不自適焉眞大丈夫得志者之所爲也方以盛年處上將之位其入鴻樞歷鳳池如」 ▨者之升梯旦夕可冀▨▨▨忽此▨吁可悲夫君始娶檢校少監潘思▨之女生一男▨▨員外郞陽赫▨▨」 女▨氏先君而卒復娶戶部尙書▨▨▨之女其銘曰」 吾不知夫蒼蒼之賦與於人體質魁梧又性▨仁宜其壽考以寧其身今於盧君獨乖其理吾將仰▨之邈然而」 己但掇▨芳藏之蒿里嗚呼哀哉▨▨金明昌二年五月　日刻」

高麗國故刑部尙書龍虎軍上將軍盧君墓銘 君諱卓儒𣏌溪縣人也考諱永醇叅知政事尙書左僕射贈諡敬肅▨祖諱安孟工部 尙書左右衞上將軍曾祖諱▨居追封中尹母樂浪郡夫人李氏大府主▨▨光弼之女也君倜儻不覉膂力過人有故俠客之風始以門蔭受良醞丞同正▨　毅宗末年拜永和宮錄事于時叅政公在喉舌▨▨其年九月　今上由藩邸入卽大位公實左右之由是改授君龍虎軍郞將至甲午歲西都阻命遣將徂征君亦▨▨▨被甲上馬力戰破賊厥功尤▨轉左右衞保勝中郞將借授將軍至戊戌歲▨▨▨▨以賀萬春節日使入北▨▨還▨▨寵待之益厚明年十二月▨▨尙書工部▨▨郞賜▨▨▨▨▨軍如故俄轉龍虎將軍復攝▨▨衞大將軍又改金吾衞興衞左右衞兼知尙書刑部事丁未歲正月▨▨▨齋▨▨▨西京及還拜龍虎軍大將軍明年春出爲西北面知兵馬使是年▨▨▨▨軍兼太子右司禦率▨▨又明年轉興威衞攝上將軍又明年庚▨▨▨▨部尙書龍虎軍上將至辛亥歲四月十八日暴疾而卒年▨▨歲▨大金明昌二年▨▨厝于弘仁里第至五月十三日庚▨▨▨▨▨山禮也嗚呼君爲人豁達多智與兄弟怡怡如也待賓友衎衎如也飮酒數㪷不亂入則左弦右壺出則飛鷹走狗無往而不自適焉眞大丈夫得志者之所爲也方以盛年處上將位其入鴻樞歷鳳池如▨者之升梯旦夕可冀▨▨▨忽此▨吁可悲夫君始娶檢校少監潘思▨之女生一男▨▨員外郞陽赫▨▨女▨氏先君而卒復娶戶部尙書▨▨▨之女其銘曰」 吾不知夫蒼蒼之賦與於人體質魁梧又性▨仁宜其壽考以寧其身今於盧君獨乘其理吾將仰▨▨之邈然而已但掇▨芳藏之蒿里嗚呼哀哉▨▨金明昌二年五月　日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