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숙공(文肅公) 묘지명 공의 옛 이름은 천우(天祐)인데 윤의(允儀)로 고쳤으며, 자(字)는 알 수 없다. 성은 최씨(崔氏)이고, 그 선조는 지성군(池城郡)¹사람이다. 증조 유선(惟善)은 중서령 문화공(中書令 文和公)으로, 바로 중서령 문헌공(中書令 文憲公, 崔冲)의 아들이다. ▨ 부자가 모두 공신으로 청묘(淸廟, 宗廟)에 배향되었다.² 조부 사제(思濟)는 중서시랑평장사 양평공(中書侍郞平章事 良平公)이고, 아버지 용(湧)은 금자광록대부 수사공 좌복야 참지정사 주국(金紫光祿大夫 守司空 左僕射 叅知政事 柱國)이며, 어머니는 강릉군대부인 김씨(江陵郡大夫人 金氏)이다. 외조 상기(上琦)는 문하시랑평장사 문정공(門下侍郞平章事 文貞公)인데, 또한 공신으로 배향되었다.³ 공은 사람됨이 강직하고 총명하며 큰 절의(節義)를 가지고 있었다. 어렸을 때에는 재능과 학식으로 이름이 알려졌고, ▨ 선발되어 대학(大學)에 들어갔으나 벼슬을 하게 되어 학교를 나왔다. 무신년(인종 6, 1128)에 감문위녹사(監門衛錄事)로 병과(丙科)에 급제하고,⁴ 이듬해에 대학박사(大學博士)가 되었다가 우정언 지제고(右正言 知制誥)로 옮아갔다. 이로부터 ▨ 성대(省臺)에 출입하고, 학사(學士)와 제고(制誥) 사이를 넘나들면서 주요한 관직을 거쳤다. 신미년(의종 5, 1151)에 어사대부 동지추밀원사(御史大夫 同知樞密院事)로 옮기고, 계유년(의종 7, 1153)에 수충좌리공신 예부상서 판어사대사 겸 대자대부(輸忠佐理功臣 禮部尙書 判御史臺事 兼 大子大傅)가 되었다. 그 해에 지문하성사(知門下省事)가 되었다가 정당문학(政堂文學)에 오르고, 거듭 참지정사 수국사(叅知政事 修國史)에 올랐다. 을해년(의종 9, 1155)에 중서시랑동중서문하평장사 판상서이부사 겸 서경유수사(中書侍郞同中書門下平章事 判尙書吏部事 兼 西京留守使), 병자년(의종 10, 1156)에 수대위 집현전대학사(守大尉 集賢殿大學士), 정축년(의종 11, 1157)에 문하시랑동중서문하평장사(門下侍郞同中書門下平章事), 신사년(의종 15, 1161)에 판상서이예부사 감수국사(判尙書吏禮部事 監修國史)가 되었다. 공은 한 차례 성균시(成均試)를 관장하고,⁵ 두 차례 지공거(知貢擧)가 되었는데⁶, 매번 인재를 얻었으며 또한 사람을 알아보는 밝음이 있었다. 이부[銓曹]의 판사로 8년 동안 있으면서 탁류와 같은 부패한 무리를 덜어내고 맑은 물과 같은 청렴한 사람들을 들어내어, 오직 그 직책에 합당한 사람을 등용하였다. 문장을 잘 짓고⁷ 재주와 학문이 있는 사람을 더욱 발탁하였으니 이로 말미암아 지식인들이 태산(太山)과 북두(北斗)와 같이 우러러보았다. 임금이 더욱 믿고 거듭 의지하여 나라의 중진[長城]으로 삼았고, (공이) 신령이 자리에 앉은 것과 같은 덕을 품었으므로 문무백관이 모두 신명과 같이 경외하였다. 임금이 동궁(東宮)을 보살피게 하고자 공을 대부(大傅)로 삼으니, 예를 갖추어 집에서 조명(詔命)을 받았다. 공이 한(漢)의 사호(四皓)⁸와 같이 보필하였으며, 그 나머지 정치를 논하며 좌우에서 보좌한 공(功)도 적지 않았다. 임금이 더욱 아끼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더불어 즐기는 정성이 더하면 더하였지 그치는 일은 없었다. 예로부터 인신(人臣)이 극진하게 임금의 총애를 받은 일에 비할 바가 못되니, 가히 사직(社稷)의 으뜸가는 신하라고 할 수 있다. 문득 올해 5월에 공이 병이 들어 오랫동안 낫지 않았다. 임금이 담당 관리에게 명하여 기도하게 하니 지극하지 않은 것이 없었고, 문무관리로부터 군졸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원을 들어달라고 기도하였으나, 어찌하여 하늘이 돕지 아니하는가. 향년 61세이니, 이것이 특히 애석하고 슬프다. 임오년(의종 16, 1162) 8월 28일에 병으로 집에서 돌아가시니, 대궐 남쪽 불은사 보리원(佛恩寺 菩提院)으로 빈소를 옮겼다. 임금이 듣고 애통함을 이기지 못하여 특별히 수대사 문하시중 상주국 낙랑군개국후(守大師 門下侍中 上柱國 樂浪郡開國侯)를 내리고 나머지는 이전과 같이 하였으며, 시호를 문숙공(文肅公)이라고 추증하였다. 9월 13일 담당 관리에게 명하여 천화사(天和寺) 남산 기슭에 예(禮)에 따라 장례지내도록 하였다. 뒤에 유골을 거두어 10월 22일 송림현(松林縣)⁹의 응석사(凝石寺) 북쪽 산등성이에 매장하였다. 공은 금자광록대부 특진 호부상서(金紫光祿大夫 特進 戶部尙書)인 김의원(金義元)의 딸에게 장가들어 자녀 다섯 명을 두니, 3녀 2남이다. 장녀는 시상서호부원외랑(試尙書戶部員外郞) 최용(崔樁)에게 시집갔고, 2녀는 내시 합문지후(內侍 閤門祗候) 김지당(金至當)에게 시집갔으며, 3녀는 내시 금오위녹사(內侍 金吾衛錄事) 이각(李慤)에게 시집갔다. 장남은 내시 좌우위녹사(內侍 左右衛錄事)인 관(寬)으로, 내시 시비서소감(內侍 試秘書少監) 김천(金闡)의 딸에게 장가들었다. 2남은 장사랑 양온승동정(將仕郞 良醞丞同正) 겸(謙)으로 아직 장가들지 않았으며, 그 손자도 모두 어리다. 사위인 합문지후(閤門祗候) 김지당(金至當)이 묘지명을 시상서이부낭중 ▨ 국학직강 지제고(試尙書吏部郞中 ▨ 國學直講 知制誥)인 김우번(金于蕃)에게 청하였다. 직책이 사▨(詞▨)에 있는지라 굳게 사양하지 못하고, 삼가 글을 짓는다. 명(銘)하여 이른다. 공이 세상에 나니 기린과 봉황이 함께 하였고 우뚝 서 원신(元臣)이 되니 훌륭하고 당당하다. 임금을 섬겨 요(堯)와 순(舜)에 이르게 하고, 풍속을 다스려 성왕(成王)과 강왕(康王)과 같이 하였으니 ▨조(朝)의 임금을 섬기면서 공업은 헤아리기 어렵도다. 당(唐)의 자의(子儀)¹⁰와 한(漢)의 곽광(霍光)¹¹에 견줄 만한데 아, 불행하게도 갑자기 북망(北邙)으로 돌아갔도다. 만(萬)에 한 가지만으로 명(銘)을 지었으나 끝 없이 알려지리로다. [출전　:　『역주 고려묘지명집성(상)』(2001)]

文肅公墓誌銘」 公舊諱天祐改允儀字未知姓崔其先池城郡人」 也曾祖諱惟善中書令文和公是中書令文憲公」 之子▨父子皆以功臣配饗淸廟祖諱思濟中書」 侍郞平章事良平公考諱湧金紫光祿大夫守司」 空左僕射叅知政事柱國妣江陵郡大夫人金氏」 外祖諱上琦門下侍郞平章事文貞公亦以功臣」 配饗 公爲人剛明有大節少以才學知名擧▨」 補入大學因從政出學戊申年以監門衛錄事擢」 丙第越翌年拜大學博士遷右正言知制誥自▨」 出入省臺優游學士制誥之間備歷要途辛未年」 遷御史大夫同知樞密院事癸酉年輸忠佐理功」 臣禮部尙書判御史臺事兼大子大傅其年知門」 下省事遷政堂文學累遷叅知政事修國史乙亥」 年中書侍郞同中書門下平章事判尙書吏部事」 兼西京留守使丙子年守大尉集賢殿大學士丁」 丑年門下侍郞同中書門下平章事辛巳年判尙」 書吏禮部事監修國史 公一掌成均再知貢擧」 每得其人又有知人之明判銓曹首尾八年激濁」 揚淸唯以稱職者爲用其於文章才學之士尤加」 拔擢由是有職之人仰之若太山北斗 上益加」 保重倚爲長城文虎百寮皆懷坐鎭之德畏如神」 明 上欲輔東宮以 公爲大傅備禮 詔命于」 私第 公之輔導如漢四皓羽翼成矣其餘論道」 經綸左右輔相之效爲不小矣 上之親愛敬重」 樂與之誠有加而無已自古人臣貴寵之極未有其」 比可謂社稷元臣矣忽今年仲夏月 公遇疾久」 不瘳 上之命有司祈禱者不爲不至而群寮百」 執以至軍卒皆許願祈禱奈何皇天不佑享年六」 十有一此特可惜悲夫越壬午八月二十有八日」 以疾薨于私第移殯于闕南佛恩寺菩提院」 上聞之不勝痛惜特下 批守大師門下侍中上」 柱國樂浪郡開國侯餘並如故贈謚曰文肅公以」 九月十有三日 命有司以禮葬于天和寺南山」 之麓焉而後收骨越十月二十二日藏于松林縣」 地凝石寺北崗 公娶金紫光祿大夫特進戶部尙」 書金義元之女有子五人三女二男長女適試尙」 書戶部員外郞崔椿(?)二女適內侍閤門祗候金至」 當三女適內侍金吾衛錄事李慤長男內侍左右」 衛錄事寬娶內侍試秘書少監金闡之女二男將」 仕郞良醞丞同正謙未娶其孫皆幼壻閤門祗候」 金至當請誌其墓試尙書吏部郎中▨國學直講」 知制誥金于蕃職在詞▨▨能窂辭謹爲之銘曰」 公之生世 麒麟鳳凰 蔚爲元臣 巍巍堂堂」 致君高舜 濟俗成康 歷仕▨朝 功業難量」 唐之子儀 漢之霍光 嗟乎不幸 奄歸北邙」 銘之萬一 以告無疆」

文肅公墓誌銘」 公舊諱天祐改允儀字未知姓崔其先池城郡人」 也曾祖諱惟善中書令文和公是中書令文憲公」 之子▨父子皆以功臣配饗靖廟祖諱思濟中書」 侍郎平章事良平公考諱湧金紫光祿大夫守司」 空左僕射叅知政事柱國妣江陵郡大夫人金氏」 外祖諱上琦門下侍郎平章事文貞公亦以功臣」 配饗　公爲人剛明有大節少以才學知名擧▨」 補入大學因從政出學戊申年以監門衛錄事擢」 丙第越翌年拜大學博士遷右正言知制誥自▨」 出入省臺優游學士制誥之間備歷要途辛未年」 遷御史大夫同知樞密院事癸酉年輸忠佐理功」 臣禮部尙書判御史臺事兼大子大傳其年知門」 下省事遷政堂文學累遷叅知政事修國史乙亥」 年中書侍郎同中書門下平章事判尙書吏部事」 兼西京留守使丙子年守大尉集賢殿大學士丁」 丑年門下侍郎同中書門下平章事辛巳年判尙」 書吏禮部事監修國史　公一掌成均再知貢擧」 每得其人又有知人之明判銓曹首尾八年激濁」 揚淸唯以稱職者爲用其於文章才學之士尤加」 拔擢由是有識之人仰之若太山北斗　上益加」 保重倚爲長城文虎百寮皆懷坐鎭之德畏如神」 明　上欲輔東宮以　公爲大傳備禮　詔命于」 私第　公之輔導如漢四皓羽翼成矣其餘論道」 經綸左右輔相之效爲不小矣　上之親愛敬重」 樂與之誠有加而無已自古人臣貴寵之極未有其」 比可謂社稷元臣矣忽今年仲夏月　公遇疾久」 不瘳　上之命有司訴禱者不爲不至而群寮百」 執以至軍卒皆許願祈禱奈何皇天不佑享年六」 十有一此特可惜悲夫越壬午八月二十有八日」 以疾薨于私第移殯于闕南佛恩寺菩提院」 上聞之不勝痛惜特下　批守大師門下侍中上」 柱國樂浪郡開國侯餘並如故贈諡曰文肅公以」 九月十有三日　命有司以禮葬于天知寺南山」 之麓焉而後収骨越十月二十二日藏于松林縣」 地凝石寺北崗公娶金紫光祿大夫特進戶部尙」 書金義元之女有子五人三女二男長女適試尙」 書戶部員外郎崔偆二女適內侍閤門祗侯金至」 當三女適內侍金吾衛錄事李慤長男內侍左右」 衛錄事寬娶內侍試秘書少監金闡之女二男將」 侍郎良醞丞同正謙未娶其孫皆幼壻閤門祗侯」 金至當請誌其墓試尙書吏部郎中▨國學直講」 知制誥金于蕃職在詞▨不能窄辭𧫴爲之銘曰」 公之生世　麒麟鳳凰　蔚爲元臣　巍巍堂堂」 致君高舜　濟俗成康　歷仕▨朝　功業難量」 唐之子儀　漢之霍光　嗟乎不幸　奄歸北邙」 銘之萬一　以告無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