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국(高麗國)의 조청대부 검교태자대보 국자제주 어서검토관(朝請大夫 檢校太子大保 國子祭酒 御書檢討官)이며 자금어대(紫金魚袋)를 받고 벼슬에서 물러나 은퇴한 뒤 돌아가신 원공(元公) 묘지명 권지국자박사(權知國子博士) 박영문(朴永文)이 짓다. 공의 이름은 항(沆)이고, 자는 천계(天啓)이며, 북원(北原)¹ 사람이다. 아버지 관(冠)은 대자첨사(大子詹事)에 추봉되었고, 어머니 문씨(文氏)는 장연군대부인(長淵郡大夫人)이다. 공은 대강(大康)² 6년 경신년(문종 34, 1080)에 태어났고, 예종이 즉위한 지 2년이 되는 병술년(예종 1, 1106)에 진사과(進士科)에 급제하였다.³ 임금이 글을 좋아하여 유사(儒士)들을 불러 예우하였는데, 공이 학문으로 이름이 있어서 더불어 은택을 입었다. 건통(乾統)⁴ 말에 합주⁵통판(陜州通判)이 되고, 임기가 차자 권지직사관(權知直史館)이 되었다. 어서유원관(御書留院官)으로 옮기고, 7·8품을 거쳐 맹주⁶부사(猛州副使)가 되었다. 인종(仁宗)이 즉위한 지 8년이 되는 기유년(인종 7, 1129)에 소부주부 겸 추밀원당후관(少府注簿 兼 樞密院堂後官)이 되었는데, 맡은 일에 공평하여 사람들이 시비하지 않으니 세상이 이를 아름답게 여겼다. 10년 신해년(인종 9, 1131)에 시합문지후(試閤門祗候)에 임명되고, 11년 임자년(인종 10, 1132)에 전중내급사(殿中內給事)로서 서경유수판관(西京留守判官)이 되었다. 이 해 봄에 임금이 서경에 행차하여 시상의봉어(試尙衣奉御)로 고쳐 임명하였다. 서경 사람 묘청(妙淸)과 조광(趙匡) 등이 공의 강직함과 정직함을 미워하여 참소하였으므로, 남경소윤(南京少尹)으로 옮겼다가 얼마 되지 않아 임금이 알고 이전의 관직으로 복귀시켰다. 13년 갑인년(인종 12, 1134)에 임금의 행차를 따라 대궐로 돌아왔다가 안변도호부부사(安邊都護府副使)가 되어 나갔다. 그 직에서 물러난 다음에는 상사봉어(尙舍奉御)를 거쳐 병부원외랑(兵部員外郞)으로 옮겼다가 형부원외랑(刑部員外郞)이 되었는데,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공무를 보았으므로 임금이 칭찬하였다. 얼마 있다가 형부낭중(刑部郎中)에 오르고, 23년 갑자년(인종 22, 1144)에 사재소경(司宰少卿)이 되었다. 이 때 인종이 나라를 다스린 지 오래 되었는데, 공이 충의롭고 정직하여 다른 마음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고 발탁하여 시공부시랑(試工部侍郞)으로 삼으려 하였다. 그러나 담당 관리가 전례가 없다고 저지하여 실행되지 못하고 시장작감(試將作監)으로 바꾸어 임명하였다. 지금의 임금<毅宗>이 즉위한 원년인 병인년(1146)에 시예부시랑(試禮部侍郞)에 임명하였으며, 시(試)를 벗자 어서검토관(御書檢討官)을 겸하게 하였다. 거듭하여 조산대부 국자제주(朝散大夫 國子祭酒)를 제수하고 나머지는 이전과 같게 하였다. 3년 무진년(1148)에 조청대부(朝請大夫)를 더하여 주었다. 11월에 여러 번 글을 올려 물러나기를 청하였으므로, 정3품의 녹(祿)으로 집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다음해인 기사년(의종 3, 1149) 8월 21일 경오일에 용흥사 덕현원(龍興寺 德賢院)에서 사망하였다. 9월 갑신일에 건덕산(健德山) 서쪽 기슭에 장례지내니, 때는 금(大金) 황통(皇統)⁷ 9년이다. 공은 사람됨이 마음이 너그럽고 크고 덕이 높았으며, 서울과 지방의 관직을 두루 거치면서 가는 곳마다 명성이 있었다. 늙어서는 불교 서적을 읽으면서 맑고 깨끗해지려고 애썼다. 부인은 송씨(宋氏)이고, 1남 2녀는 모두 결혼하였다. 아들 도(燾)는 학문을 좋아하고 글씨에 더욱 뛰어나 세상에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 나이 겨우 22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영주⁸통판(靈州通判)을 지냈다. 아, 공이 돌아가셨는데, 행장(行狀)이 이와 같으니 명(銘)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명(銘)하여 이른다. 공은 평생 위의(威儀)가 당당하고 올바른 도리를 행하여 임금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세 임금을 두루 섬기면서 한결같이 어그러짐이 없었으니 공은 비록 세상을 떠났으나 그 아들이 기반을 굳게 하였다. 부친의 위업을 잇는 일도 이와 같이 비슷하리로다. 〔출전 : 『역주 고려묘지명집성(상)』(2001)〕

高麗國故朝請大夫檢校大子大保國子祭酒御書檢討官　賜紫▨▨▨」 致仕　元公墓誌銘」 　　　　　　 權知國子博士朴　永文　述」 公諱沆字天啓北原人也考諱冠追封大子詹事妣文氏長淵郡大夫人公生於大」 康六年庚申至　睿宗卽位二年丙戌擢進士第　上好文招禮儒士公以名學與」 蒙　恩澤乾統末調陝州通判秩滿權知直史館遷御書留院官歷七八品爲猛州」 副使　仁宗卽位八年己酉以少府注簿兼樞密院堂後官曹務公平人人無訟世」 以此多之十年辛亥拜試閤門祗侯十一年壬子以殿中內給事爲西京留守判官」 是年春　上西幸改授試尙衣奉御西人妙淸趙匡等疾公剛正讒之移南京少尹」 未幾　上知之復舊職十三年甲寅隨　駕赴闕出爲安邊都護府副使解印由尙」 舍奉御轉兵部員外郎改刑部員外郎夙夜在公　上稱之俄遷刑部郎中二十三」 年甲子除司宰少卿是時　仁宗享國有年往往　聞公忠正無它擢爲試工部侍」 郎有司以恒例沮之未行改授試將作監　今上卽位元年丙寅拜試禮部侍郎」 除」 試兼御書檢討官仍授朝散大夫國子祭酒餘如故三年戊辰加授朝請大夫十一」 月累表乞骸以正三品祿歸老于家翌年己巳八月二十一日庚午卒于龍興寺德」 賢院九月甲申葬于健德山之西麓時大金皇統九年也公爲人寬大長者揚歷中」 外所臨有聲晚讀佛氏書淸淨爲務夫人宋氏一男二女昏嫁皆畢男燾以好學尤」 工書著名于世年甫二十二歲登第歷靈州通判噫公之歿也行狀如是可不銘哉」 銘曰」 　公之平昔　堂堂威儀　直道而行　爲上所知　歷事三王　終始無虧」 　公雖歿世　厥子肯基　惟其有之　是以似之」 〔출전 : 『韓國金石全文』中世上(1984)〕

高麗國故朝請大夫檢校太子大保國子祭酒御書檢討官 賜紫金魚袋」 致仕元公墓誌銘 權知國子博士朴 永文 述」 公諱沆字天啓北原人也考諱冠追封大子詹事妣文氏長淵郡大夫人公生於大」 康六年庚申至 睿宗卽位二年丙戌擢進士第 上好文招禮儒士公以名學與」 蒙 恩澤乾統末調陜州通判秩滿權知直史館遷御書留院官歷七八品爲猛州」 副使 仁宗卽位八年己酉以少府注簿兼樞密院堂後官曹務公平人人無訟世」 以此多之十年辛亥拜試閤門祗候十一年壬子以殿中內給事爲西京留守判官」 是年春 上西幸改授試尙衣奉御西人妙淸趙匡等疾公剛正讒之移南京少尹」 未幾 上知之復舊職十三年甲寅隨 駕赴闕出爲安邊都護府副使解印由尙」 舍奉御轉兵部員外郞改刑部員外郞夙夜在公 上稱之俄遷刑部郎中二十三」 年甲子除司宰少卿是時 仁宗享國有年往往 聞公忠正無它擢爲試工部侍」 郞有司以恒例沮之未行改授試將作監 今上卽位元年丙寅拜試禮部侍郞除」 試兼御書檢討官仍授朝散大夫國子祭酒餘如故三年戊辰加授朝請大夫十一」 月累表乞骸以正三品祿歸老于家翌年己巳八月二十一日庚午卒于龍興寺德」 賢院九月甲申葬于健德山之西麓時大金皇統九年也公爲人寬大長者揚歷中」 外所臨有聲晩讀佛氏書淸淨爲務夫人宋氏一男二女昏嫁皆畢男燾以好學尤」 工書著名于世年甫二十二歲登第歷靈州通判噫公之歿也行狀如是可不銘哉」 銘曰」 公之平昔 堂堂威儀 直道而行 爲上所知 歷事三王 終始無虧」 公雖歿世 闕子肯基 惟其有之 是以似之」 〔출전 : 『高麗墓誌銘集成』第三版(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