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간공(章簡公) 묘지 청령(淸寧)¹ 3년 정유년(문종 11, 1057)에 태어나다. 공의 이름은 경인(景仁)이고, 성은 박씨(朴氏)이며, 자는 영유(令裕)이다. 선조는 북경도위(北京都尉)² 박적오(朴赤烏)인데, 신라 때에 죽주(竹州)³에 들어와 찰산후(察山侯)⁴가 되었고, 또한 평주(平州)⁵에 들어가 십곡성(十谷城) 등 13성을 설치하고 궁예(弓裔)에게 귀부하였다. 그 뒤 자손이 번창하여, 우리 대조(大祖, 太祖)가 통합(統合)한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후손이 끊어지지 않았다. 공은 어려서부터 경적(經籍)에 두루 통달하고 문장이 뛰어나 세상에서 칭송받았으며, 진사(進士)에 급제하였다. 품성이 강직하여 빼앗을 수 없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스스로 국가의 어지러움을 다스릴 체통을 세우겠다고 다짐하여, 일을 만나면 과감하게 직언(直言)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으므로 부정한 자들이 꺼렸다. 네 임금을 섬기면서 언책(言責)과 문한(文翰)의 임무를 역임하니 대부분이 연윤(演潤)의 직책이었고, 충언(忠言)과 바른말로 임금의 뜻에 잘 부합하였다. 임금이 공이 충간(忠諫)과 지모(智謀)로써 대신의 절도가 있다고 하여 크게 중용하려는 뜻이 있어, 예우하며 대하는 것이 매우 두터웠다. 발탁하여 추밀(樞密)에 두었으나, 풍비(風痺)의 병이 들었다. 거듭 글[表]을 올려 주요한 직책에서 물러날 것을 청하였으나 허락하지 않았다. 이름난 의관(醫官)과 왕실의 약을 내려 보살피도록 하면서, 거듭 승진시켜 예부상서 수사공 판한림원사(禮部尙書 守司空 判翰林院事)로 삼았다. 또 나이를 구실로 하여 물러나기를 청하니, 임금이 더욱 가상하게 여기고 칭찬하여 광록대부 검교태자태보 수사공 좌복야 참지정사 판예부사 태자소사 수국사(光祿大夫 檢校太子太保 守司空 左僕射 叅知政事 判禮部事 太子少師 修國史)를 더하여 은퇴하도록 하였다.⁶ 병이 점점 심해져 불행하게도 신축년(예종 16, 1121) 6월 29일에 소신사(燒身寺)에서 돌아가셨다. 임금이 듣고 애도하여 사신을 보내 뇌서(誄書)를 지어 조문하게 하고 시호를 내려 장간(章簡)이라고 하였다. 드디어 담당 관리에게 명하여 성의 동쪽 대덕산(大德山) 서쪽 기슭에 예(禮)로써 장례지내도록 하였는데, 이제 우봉군⁷ 둔이산(牛峯郡 屯伊山)의 동쪽 기슭으로 옮긴다. 공의 증조 박종(扑宗)은 소부감(少府監)이고, 조부 충후(忠厚)는 대자대보(大子大保)이다. 아버지 인량(寅亮)은 좌복야 참지정사(左僕射 叅知政事)이고 시호는 문열(文烈)이다. 공의 형제는 8명으로 모두 높은 벼슬에 올랐다. 아들은 두 명인데, 효렴(孝廉)은 지금 왕후의 아버지<國舅>인 이상(李相, 李資謙)의 사위이고, 효선(孝先)은 우승제(右承制) 김숙평(金叔平)의 사위이다. 처 은천현군 조씨(銀川縣君 趙氏)는 도관원외랑(都官員外郞) 윤간(倫簡)의 딸이다. 형제와 자손이 족히 문열공의 뒤를 빛낼 만하니, 위대하도다. 선행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후손에게 복이 있다는 말이 거짓되지 않았도다. 임인년(예종 17, 1122) 2월 17일에 묘지명을 쓰다. 문인(門人) 한즉유(韓卽由)가 짓다. 〔출전 : 『역주 고려묘지명집성(상)』(2001)〕

章簡公墓誌　　　淸寧三年丁酉生」 公諱景仁姓朴氏字令裕其先北京都尉朴赤烏」 自新羅入竹州爲察山侯又入平州置十谷城等」 十三城歸于弓裔王厥後子孫蕃昌自　我大祖」 統合時至于今不絶継嗣公自㓜博通經籍有文」 章傑然見稱於世擧進士第禀性剛確有不可奪」 之志自任以國家理乱之體遇事敢言爲當塗者」 所忌歷事四朝踐揚言責文翰之任居多演潤忠」 言讜論雅合　上意　上許公以忠諫智謀有大」 臣之節將有大用之意礼待甚厚擢置樞密而以」 風痺之疾累上表乞解機任而不允特　賜名醫」 御藥以診視之累加礼部尙書守司空判翰林院」 事又引年乞退　上益襃嘉加光祿大夫檢校太」 子太保守司空左僕射叅知政事判礼部事太子」 少師修國史令致仕厥疾大漸不幸而於辛丑年」 六月二十九日薨于燒身寺　上聞之哀悼降使」 吊祭誄書賜謚曰章簡遂命有司礼葬于城東大」 德山之西麓今遷葬于牛峯郡屯伊山以東麓公」 曾祖諱曰扑琮少府監皇祖諱曰忠厚大子大保」 皇考諱曰寅亮左僕射叅知政事謚曰文烈公兄」 第八人位皆顯達子二人孝廉今國舅李相之壻」 孝先右承制金平之壻妻銀川縣君趙氏都官」 員外郞倫簡之女也兄弟子孫足以光大文烈公」 之後也偉歟積善之家必有餘慶爲不誙矣時壬」 寅年二月十七日誌　　門人韓　即由　撰」 〔출전 : 『高麗墓誌銘集成』第三版(2001)〕

章簡公墓誌　淸寧三年丁酉生」 公諱景仁姓朴氏字令裕其先北京都尉朴赤烏」 自新羅入竹州爲察山侯又入平州置十谷城等」 十三城歸于弓裔主厥後子孫蕃昌自　我大祖」 統合時至于今不絶繼嗣公自幼博通經籍有文」 章傑然見稱於世擧進士第禀性剛確有不可奪」 之志自任以國家理亂之體遇事敢言爲當塗者」 所忌歷事四朝踐揚言責文翰之任居多演潤忠」 言讜諭雅合　上意上許公以忠諫智謀有大臣」 之節將有大用之意禮待甚厚擢置樞密而以」 風痺之疾累上表乞解機任而不允特　賜名醫」 御藥以診視之累加禮部尙書守司空判翰林院」 事又引年乞退　上益褒嘉加光祿大夫檢校太」 子太保守司空左僕射叅知政事判禮部事太子」 少師修國史令致仕厥疾大漸不幸而於辛丑年」 六月二十九日薨于燒身寺　上聞之哀悼降使」 吊祭誄書賜諡曰章簡遂命有司禮葬于城東大」 德山之西麓今遷葬于牛峯郡屯伊山之東麓公」 曾祖諱曰扑琮少府監皇祖諱曰忠厚大子大保」 皇考諱曰寅亮左僕射叅知政事諡曰文烈公兄」 弟八人位皆顯達子二人孝廉今國舅李相之壻」 孝先右承制金叔平之壻妻銀川縣君趙氏都官」 員外郎倫簡之女也兄弟子孫足以光大文烈公」 之後也偉歟積善之家必有餘慶爲不誣矣時壬」 寅年二月十七日誌　門人韓卽由撰」 〔출전 : 『韓國金石全文』中世上(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