皇元高麗故通憲大夫知密直司事右常侍上護軍崔公墓誌銘 崔 瀣 公諱雲字蒙叟其先東州昌原縣人也十世祖諱俊邕仕國初有功爲大師三重大匡傳至曾孫諱奭爲開府儀同三司諡曰譽肅譽肅生金紫光祿大夫諱惟淸諡曰文淑文淑生門下平章諱詵諡曰文懿文懿生尙書左僕射諱宗梓僕射生中書平章諱昷諡曰文信文信生奉翊大夫諱文立奉詡公娶樞副洪公諱縉之女是生公世以忠顯珪組蟬聯門望藹然公生十五歲擧中司馬試實至元己丑也元貞丙申補都齋庫判官屬籍內侍大德己亥換武資以神虎衞別將別差牽龍行首庚子拜左右衞將軍壬寅復文資授朝顯大夫軍簿摠郞賜金紫俄典理摠郞判司盈署事至大戊申又換武拜左右衞大護軍己酉出爲羅州牧使皇慶壬子徙知鐵原府延祐甲寅移知公州秋復知鐵原府尋免丙辰復官拜正尹陞元尹至治辛酉省冗官隨例罷泰定乙丑四月起授通憲大夫知密直司事右常侍上護軍至七月庚午以疾卒春秋五十一公儀表甚偉性直且愿平生事佛謹念佛經佛菩薩名號日有常課未甞以他故蹔廢處家嚴肅人莫有敢犯及其居官臨民若臨民若處家然大德癸卯以世家子隨王琠宿衞闕庭號都魯花而琠因大尉王久遭讒▨有非覬心至丁未春事發琠及黨與皆誅竄而公獨以不附拜大護軍至治中樂旤之徒謀擾東社卿士畏勢從風而靡公又不與焉及下密直之命人咸以擧得其人然拜官數月病不能興嗚呼豈非命也哉娶故僉議宰相宋公諱玢之女早卒後娶大護軍任公諱綬之女封晋陽郡夫人以是年八月甲申葬于城東大德山之艮原公無子任夫人於予爲姨母因甞受恩葬不可闕文遂最績而銘之銘曰 善積福厚源深流長魁然而偉克傳芳兮何任不久厥施未光何德不紹祚不昌兮孰尸此責悠悠上蒼漬筆臨窆涕滂滂兮

황원 고려 고통헌대부 지밀직사사 우상시 상호군 최공묘지명(皇元 高麗 故通憲大夫 知密直司事 右常侍 上護軍 崔公墓誌銘) 공의 이름은 운(雲), 자는 몽수(蒙叟)이다. 선조는 동주(東州) 창원현(昌原縣 : 지금의 강원도 철원지역) 사람이다. 10대조인 준옹(俊邕)이 국초에 벼슬하면서 공이 있어 대사 삼중대광(大師 三重大匡)이 되었다. 증손(曾孫) 석(奭)은 개부의동삼사(開府儀同三司)가 되었고, 시호는 예숙(譽肅)이었다. 예숙은 금자광록대부(金紫光祿大夫) 유청(惟淸)을 낳았다. 시호는 문숙(文淑)이다. 문숙은 문하평장사(門下平章事) 선(詵)을 낳았다. 시호는 문의(文懿)이다. 문의는 상서좌복야(尙書左僕射) 종재(宗梓)를 낳았다. 복야는 중서평장(中書平章) 온(昷)을 낳았다. 시호는 문신(文信)이다. 문신은 봉익대부(奉翊大夫) 문립(文立)을 낳았다. 봉익공은 추부(樞副) 홍진(洪縉)의 딸을 맞이하여, 공을 낳았다. 대대로 충성과 높은 관직으로 이어져 가문이 크게 성하였다. 공은 15세에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였는데, 지원(至元) 기축년(충렬왕 15, 1289)이다. 원정(元貞) 병신년(충렬왕 22, 1296) 도재고판관(都齋庫判官)에 임명되고, 내시(內侍)의 적에 속하였다. 대덕(大德) 기해년(충렬왕 25, 1299) 무반으로 바꾸어 신호위별장(神虎衛別將)으로 견룡행수(牽龍行首)에 특별히 임명되었다. 경자년(충렬왕 26, 1300) 좌우위장군(左右衛將軍)에 임명되었다. 임인년(충렬왕 28, 1302) 문반으로 복귀하여 조현대부 군부총랑(朝顯大夫 軍簿摠郞)에 임명되어, 금자(金紫)를 받았다. 곧 전리총랑 판사영서사(典理摠郞 判司盈署事)로 옮겼다. 지대(至大) 무신년(충렬왕 34, 1308) 또 무반으로 바꾸어 좌우위대호군(左右衛大護軍)에 임명되었다. 기유년(충선왕 1, 1309) 나주목사(羅州牧使)로 나갔다. 황경(皇慶) 임자년(충선왕 4, 1312) 철원부(鐵原府) 수령이 되었다. 연우(延祐) 갑인(충숙왕 1, 1314)에 공주(公州)의 수령으로 옮겼고, 가을에 다시 철원부 수령이 되었다가 면직되었다. 병진년(충숙왕 3, 1316) 복직되어 정윤(正尹)에 임명되었다가 원윤(元尹)으로 승진하였다. 지치(至治) 신유년(충숙왕 8, 1321) 불필요한 관원을 줄이면서 관례에 따라 파면되었다. 태정(泰定) 을축년(충숙왕 12, 1325) 4월 통헌대부 지밀직사사 우상시 상호군(通憲大夫 知密直司事 右常侍 上護軍)에 임명되었다. 이 해 7월 경오일 병으로 별세하였다. 나이 51세였다. 공의 모습이 매우 훌륭하고, 성격은 곧고 성실했다. 평생 부처를 섬기면서 삼가 불경과 불보살 이름을 외웠다. 이를 매일의 일과(日課)로 하여, 일찍이 다른 이유로 잠시라도 폐한 적이 없었다. 집에 있을 때는 엄숙하여 다른 사람이 감히 범하지 못했다. 관에 있으면서 백성을 다스릴 때에도 집에 있는 것처럼 하였다. 대덕(大德) 계묘년(충렬왕 29, 1303) 세가자제(世家子 : 권세있는 집안의 아들)로 왕전(王琠)을 따라 원나라 궁궐에 숙위하였다. 이를 도로화(都魯花)라 불렀다. 그런데 전(琠)은 태위왕(太尉王 : 충선왕)께서 오랫동안 참소를 당한 것으로 인해 좋지 않은 마음이 있었다. 정미년(충렬왕 33, 1307) 봄에 일이 발각되어 전(琠)과 그 당여(黨與)가 모두 죽거나 유배되었다. 공은 홀로 그 당여에 붙지 않아 대호군(大護軍)에 임명되었다. 지치(至治) 연간(1321~1323)에 화(禍)를 즐기는 무리가 나라를 혼란시킬 것을 모의하자, 공경 사대부들이 세력을 두려워하여 바람에 풀이 쏠리듯 복종했으나, 공은 참여하지 않았다. 밀직(密直)으로 임명한다는 명령이 있자, 사람들은 모두 제대로 된 사람을 얻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임명된 지 수 개월만에 병으로 참여하지 못하였다. 아 어찌 명(命)이 아니겠는가. 공은 죽은 첨의재상(僉議宰相) 송분(宋玢)의 딸과 혼인했으나, 일찍 죽었다. 대호군(大護軍) 임수(任綬)의 딸과 혼인하였는데, (부인은) 진양군부인(晉陽郡夫人)에 봉해졌다. 이해 8월 갑신일 성동(城東) 대덕산(大德山)의 간원(艮原 : 동북쪽)에 장사지냈다. 공은 자식이 없고, 임부인(任夫人)은 나에게 이모(姨母)가 되어 일찍이 은혜를 입었다. 장례에 글을 빠뜨릴 수 없어, 드디어 행적을 모아 묘지명을 쓴다. 명(銘)에 이르기를, 선을 쌓고, 복은 두텁도다. 근원은 깊고 흐름은 길도다. 우뚝하여 웅장하니, 향기를 전하였도다. 어찌 임명됨이 오래지 않는가. 그 베품이 아직 빛나지 않았도다. 어찌 덕이 이어지지 않고, 조(祚)가 번창하지 않는가? 누가 이 책임을 감당할 것인가? 아득하기만 한 하늘이여 붓을 적시어 하관할 때를 당하니 눈물이 쏟아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