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국사장유화상기적비(駕洛國師長逰和尚紀蹟碑)
장유화상기적비명(長逰和尚紀蹟碑銘)
하루는 포담(布潭) 상인이 적막한 곳에서 재계하며 지내는 나를 찾아와 손을 모으고 말하길, “제가[貧道] 거처하는 장유암(長遊庵)은 장유화상께서 오래 머물렀던 곳입니다. 지금 많은 대중과 함께 비석[貞珉]을 세우려고 의논 중입니다. 공께서는 전관(殿官)이기에 한 말씀을 부탁드리고자 하며, 공께서도 은혜를 베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길, “아! 지금 스님이 세상을 떠난 지 2천 년이 지났는데 이제야 미루었던 일을 시작하다니, 이는 참으로 감개무량한 공덕이다. 그러나 스님이 유람한 절을 장유라 하며, 산의 이름도 장유라 하고, 마을도 장유라 하니, 정공향(鄭公鄕)
1이나 엄릉탄(嚴陵灘)
2과 비교해도 이미 다채롭다. 만 겁이 지나면 이름이 스스로 변할 것이니, 하필 굳이 몇 번의 바람과 비에 닳고 씻겨진 한 조각 거북머리를 만들 필요가 있겠는가?” 라고 하였다.
상인이 말하길, “대스님의 훌륭한 행적의 시말(始末)은 마땅히 후세의 중생에게 전해져야 하지만, 세대가 멀어질수록 진실한 흔적을 잃을까 두렵습니다.” 라고 하니. 내가 대답하길, “좋습니다.”라고 하며, 마침내 능지(陵誌)를 살펴보니, 장유화상은 성은 허씨이고 이름은 보옥(寶玉)이며, 아유타국의 왕자의 아들이다. 우리의 시조인 수로왕이 나라를 세운 지 7년 되는 무신년에, 보주태후(普州太后) 공주였던 허씨가 아유타국 공주로서 부친의 명을 받아 수백 유순(由旬)
3의 바다를 건너와 천생연분을 이루었다. 그녀의 깃발은 붉었고, 그녀의 탑은 바람을 막았습니다. 그녀의 잉신(媵臣) 남녀 수십 명이 그녀를 보호하며 동행했는데, 그 중 장유화상은 태후의 남동생이었다. 스님은 황실의 친척으로서 부귀영화를 뜬구름처럼 여기고, 결국 속세를 떠나 불모산에 들어가 오래 머물며 하며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니 세상 사람들은 그를 장유화상이라 불렀다.
그 시기를 상고해보면 장유화상이 동쪽으로 온 시대는 섭마법랑 등의 스승들이 중국에 들어오기 전으로, 아마도 해동 한 구석의 연화도장(蓮花道場)에 법당을 세우고 불법을 전하고 경전을 설하며 게송을 외운 자는 모두 스님의 법맥을 잇는 자들이다. 질지왕(銍知王)
4에 이르러 장유암을 창건하고 장유화상의 진영(眞影)을 성군각(星君閣)에 모셨다고 한다. 이를 시로 명하기를,
逖矣阿隃陀 아득하도다, 아유타여.
互稱南天竺서로 남천축이라 부르네.
和尚公子而修道 화상이 공자로 있을 때에 도를 닦아
念度衆生彌逺及 멀리 중생을 건지려 생각하셨네.
䂖舟疾於葱嶺馬 타고 온 돌배는 총령의 말보다 빠르도다.
兄及弟矣客東土 형과 아우가 함께 동토의 객이 되었다.
兄爲不億䴡生民之始 형은 억만 백성의 시조가 되었고,
弟爲大千界空門之祖 아우는 대천세계 불문의 조상이 되었네.
山名佛母長時逰 산은 불모산이라 이름 짓소 오랫동안 머무니
無變乎始道攸關 오래도록 변함이 없으리라.
枕下溪澗恒河聽 베개 아래 시내 맑은 물 흐르는 강을 들으며
雲裡峰巒須彌看 구름 속의 산봉우리를 수미산처럼 보리라.
諸師發願竪三尺 여러 스승이 삼척의 기를 세우려 발원하니,
屈指年代何茫茫 세월은 아득하고 멀기만 하도다.
囬看山水增明䴡 산수를 돌아보니 밝은 햇살이 더해지고,
却疑和尚是放光 스님이야말로 빛을 발하신 분이라 의심치 않네.
가락 건국 1874년(1915) 5월 일
시주(時住) 지선포담(持宣布潭) 금학(錦䳽)
화주(化主) 김우담(金雨潭) 재희(在希)
9품 장사랑(將仕郎) 행숭선전참봉(行崇善殿叅奉) 허렴(許廉) 삼가 짓다.
9품 통훈대부(通訓大夫) 행동래감리서주사(行東莱監理署主事) 노상욱(盧相旭) 삼가 쓰다.
연포(蓮佈) 김찬영(金瓚泳) 홍재일(洪在一)
해담(海潭) 이덕선(李德善) 유지헌(柳智憲)
인허(印虚) 김성문(金性文) 김태현(金泰玄)
포월(圃月) 신도수(辛嶋秀) 김긍윤(金亘潤)
전성순(田性淳) 문대언(文大彦)
석수(石手) 임억조(林億祚)
병인생(丙寅生) 이종훈(李鍾燻) 자(子) 경인생(庚寅生) 진우(鎮雨) 박홍규(朴泓珪) 무신생(戊申生) 서선덕화(徐善德華) 기유생(己酉生) 황대원각(黃大圎覺) 경신생(庚申生) 최보명화(崔普明華) 병자생(丙子生) 주씨(朱氏)
임자생(壬子生) 김종진(金鍾瑨) 병자생(丙子生) 허발(許墢) 김귀선(金貴先) 경술생(庚戌生) 서만덕화(徐萬德華) 계축생(癸丑生) 고산선화(高大仙華) 병진생(丙辰生) 최상품화(崔上𠯮華) 갑인생(甲寅生) 정씨(丁氏)
신사생(辛巳生) 노문선(盧文善) 자(子) 창현(昌鉉) 김처여(金處汝) 병오생(丙午生) 문연담화(文蓮潭華) 경술생(庚戌生) 배지성심(裵至誠心) 기묘생(己卯生) 이보리화(李菩提華) 계유생(癸酉生) 조씨(曺氏)
계미생(癸未生) 박개남(朴介南) 양주(両主) 이승기(李承驥) 병진생(丙辰生) 허극락화(許極楽華) 계유생(癸酉生) 이묘법화(李妙法華) 계축생(癸丑生) 하법연화(河法蓮華) 경진생(庚辰生) 김복개(金福介)
정사생(丁巳生) 김경실(金敬實) 김병곤(金秉坤) 개(改) 김시주(金施主) 경오생(庚午生) 김씨정심행(金氏正心行) 무오생(戊午生) 안성법화(安性法華) 기사생(己巳生) 장법성화(張法性華) 을축생(乙丑生) 임경화(林敬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