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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지역은 현재 행정구역상 중국의 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 즉 동북 3성(東北 3省)과 내몽고자치구 동부 및 하북성 일부를 포함한다. 남쪽은 북한과, 동쪽과 북쪽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 지역의 총 면적은 1,520,000㎢이고, 사계절이 분명한 중국에서 가장 넓은 평원 지대로 교육, 문화, 공업, 농업 등이 매우 발전하였다. 이곳의 총 인구는 1억 3천만(2015년 현재) 정도로 대부분의 주민은 한족(漢族)이지만, 200만이 넘는 재중동포 및 만주족, 몽골족 등도 거주하고 있다. 이곳은 한국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지역으로,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의 유적이 현재도 많이 남아있다.


1. 자연환경

수계를 살펴보면 흑룡강(黑龍江), 요하(遼河), 송화강(松花江), 압록강, 두만강 등의 하천이 한국의 서해와 동해로 흘러간다. 흑룡강은 북서에서 남동으로 흐르다 북위 48° 동경 131° 부근에서 다시 동북방향으로 흘러 사할린 섬 앞바다인 오호츠크해와 만난다. 또한 흥개호(興凱湖)에서 발원한 우수리강은 현재의 하바롭스크시에서 흑룡강과 합류한다. 송화강은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하여 북서쪽으로 흐르다 길림성 북서부에서 눈강(嫩江)과 합수한 뒤 북동쪽으로 흐름을 바꾸어 목단강(牧丹江)과 합쳐지고 다시 흑룡강성 동부에서 흑룡강과 합류한다. 요하는 대흥안령산맥(大興安嶺山脈)에서 발원하는 서요하(西遼河)와 백두산 인근에서 발원하는 동요하(東遼河)가 요녕성 북동부에서 합류하여 하류에 넓은 평원인 요하평원을 형성한다.
대흥안령산맥은 동북지역 서쪽, 내몽고 고원 동쪽 연변을 북동-남서 방향으로 달린다. 산맥 북단에는 흑룡강과 소흥안령산맥, 동쪽에는 백두산과 압록강이 위치하며 그 중앙부에는 동북평원이 자리하고 있다. 동북평원은 중국에서 가장 큰 평원으로 남부는 요하평원(遼河平原)이고, 북부는 송화강과 눈강이 흐르고 있어 송눈평원(松嫩平原)으로 불린다. 그리고 한반도 북서쪽에는 길게 삼각형으로 돌출된 요동반도(遼東半島)가 있는데, 그곳에는 반도의 주맥인 천산산맥(千山山脈)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산지는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일대를 제외하고는 해발고도 1,000m 내외의 완만한 산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천산산맥은 해발고도 400m 이하의 구릉성 산지를 이룬다.
이 지역은 겨울이 길고 추운 반면에 여름이 비교적 고온다습하고 광대한 평야를 안고 있기 때문에 전작(田作) 농업이 주를 이룬다. 곡물은 주로 수수, 조, 콩, 봄밀, 옥수수 등이 많이 생산되고 길림성 지역에서는 벼도 재배한다. 또한 산지가 많기 때문에 다량의 목재(대흥안령 낙엽송, 백두산 만주흑송 및 활엽수, 소흥안령 적송)가 생산된다.
농림자원 외에 이 지역은 철, 석탄, 석유, 구리, 납, 금, 은, 보크사이트와 같은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특히 철광은 요녕성 안산(鞍山)이 중국 전체 매장량의 약 25%를 차지하며, 본계(本溪), 요양(遼陽) 및 길림성 통화(通化)지역도 철광 자원이 풍부하다. 또한 석탄은 무순(撫順)과 본계에서 많이 생산된다. 지하자원이 많은 지역인 만큼 동북지역 공업 생산은 중화학공업의 비중이 높은데, 제철·제련 공업은 안산지역, 구리‧납‧아연제련소는 심양(瀋陽)에 위치하고 있다.


2. 고고, 역사학적 환경

동북지역에는 유적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동북지역은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하였으며, 신석기시대 이후부터는 다양한 문화를 꽃피웠다. 특히 기원전 6,000여 년경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내몽고자치구 동부지역 및 요녕성 서북부지역의 흥륭와문화(興隆洼文化) 및 사해문화(査海文化)는 이 지역에서 가장 앞선 신석기시대 문화로 평가된다. 이후 내몽고자치구 조보구문화(趙寶溝文化, 기원전 5,500여 년 전), 요녕성 심양시 근교의 신락문화(新樂文化, 기원전 5,300~4,800년), 요동반도의 소주산문화(小珠山文化, 기원전 5,300여년~기원전 2,500년) 등이 등장한다. 특히 내몽고자치구 적봉시(赤峯市) 주변의 홍산문화(紅山文化, 기원전 4,000~3,000여 년 전)의 경우는 앞선 여러 문화들을 계승, 발전시켜 이후에 등장하는 청동기문화를 이루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흑룡강성에는 삼강평원 지역 신개류문화(新開流文化, 기원전 5,500~4,500년), 아포력문화(亞布力文化, 기원전 4,000~3,000년), 앵가령하층문화(鶯歌嶺下層文化, 기원전 4,000~2,000년), 앙앙계문화(昻昻溪文化, 기원전 3,000~2,000년) 등이 있었다. 이상과 같은 동북지역 신석기문화는 중원지역의 앙소문화(仰韶文化)와 거의 동시기의 문화이다.
이 지역 청동기시대는 대략 기원전 2,300년부터 시작하여 기원전 300~200년 무렵까지 존속된다. 그 중 전기(기원전 2,300~1,300년경)에 해당되는 문화는 요녕성 본계시 일대의 마성자문화(馬城子文化, 기원전 1,900~기원전 1,200년), 요녕성 심양시 일대 고대산문화(高臺山文化, 기원전 1,900~기원전 1,300년), 요동반도 쌍타자1기문화(雙砣子1期文化, 기원전 1,900년 전후), 내몽고~요녕성 주변 하가점하층문화(夏家店下層文化, 기원전 2,300~기원전 1,400년), 송눈평원 지구의 소랍합문화(小拉哈文化, 기원전 2,000~1,600년경)가 대표적이다. 청동기시대 후기는 비파형동검문화(요동지역, 기원전 1,100~기원전 400년), 쌍타자2·3기문화(기원전 1,500년 전후~기원전 1,100년), 하가점상층문화(기원전 1,300~기원전 600년 전후), 길림성 길림시 주변~흑룡강성(송눈평원) 일대의 백금보문화(白金寶文化, 기원전 1,100~800년경), 서단산문화(西團山文化, 기원전 1,100~ 기원전 300년경) 등이 있다.
철기시대로 접어들면서 이 지역은 연(燕), 한(漢) 등의 중국왕조와 고조선(古朝鮮), 고구려(高句麗) 등 한반도 세력 간 세력 확장을 위한 각축장이 된다. 기원전 108년 고조선을 무너뜨린 한 무제(武帝)는 압록강과 혼강(渾江) 유역에 현도군(玄菟郡)을 세웠으나 압록강 유역에서 등장한 고구려에 의해 제압당하였다.
기원전 3세기~서기 4세기까지 이 지역에서는 요녕성 지역의 송화강과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서2기문화(漢書2期文化), 단결문화(團結文化) 등을 토대로 부여(夫餘)나 옥저(沃沮)와 같은 초기국가들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초기국가들의 존재를 보여주는 유적은 요녕성 서풍현(西豊縣) 서차구묘지(西岔溝墓地), 길림성 유수현(楡樹縣) 노하심유적(老河深遺蹟), 모아산유적(冒兒山遺蹟), 흑룡강성 동녕현(東寧縣) 단결유적(團結遺蹟) 등이 있다.
고구려는 668년 나·당 연합군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압록강 및 혼강, 송화강 일대와 요동반도, 한반도 북부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구축하고 중국의 북조(北朝) 및 수·당과 대립하였다. 고구려의 유적은 요녕성과 길림성 일대에 산재해 있으며, 대표적인 것으로는 요녕성 환인지역의 오녀산성(五女山城), 길림성 집안시(集安市) 압록강 유역의 국내성(國內城)과 환도산성(丸都山城), 장군총(將軍塚)을 비롯한 다수의 고분군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뒤, 7세기 말 목단강 유역을 중심으로 성립한 발해(渤海)는 고구려 유민과 말갈족에 의해 건국된 국가로서 926년까지 존속하였다. 발해 유적은 흑룡강성 영안시(寧安市) 발해진(渤海鎭)에 위치한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가 대표적이며, 그 밖에도 흑룡강성(영안시, 계서시(鷄西市) 일대), 길림성(돈화시(敦化市), 화룡시(和龍市) 일대)과 연해주 지역에 분포한다.
발해 멸망 후에는 거란족의 요(遼), 여진족의 금(金), 몽골(蒙古)제국 등이 차례로 이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14세기에는 명(明)에 복속되고, 17세기 이후에는 만주족이 청(淸)을 세우고 중국 전역을 지배하였다. 요녕성 북표시(北票市)의 천주성지(川州城址)와 길림성 전곽이라사몽고족자치현(前郭爾羅斯蒙古族自治縣)에 소재한 탑호성지(塔虎城址)는 대표적인 요금대 성곽유적이며, 요녕성 심양시에 있는 심양고궁(瀋陽古宮)은 만주족이 화북지역을 점령하기 전에 건설한 왕궁이다.
20세기에 들어와 청조가 멸망한 이후 이 지역은 장쭤린(張作林)의 이른바 ‘봉천파(奉天派)’ 군벌의 지배하에 들어갔고, 만주사변(滿洲事變) 이후 1930년대~1945년 8월까지는 일본이 세운 괴뢰정권인 ‘만주국(滿洲國)’이 지배하였다. 만주국의 왕궁과 관련한 건물은 길림성 장춘시(長春市)에 있는데 중국인들은 ‘위황궁(僞皇宮)’이라 부른다. 1945년 8월, 일본이 항복하여 물러난 이후 국공내전을 거쳐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의 영토로 확정되었다.
한편, 이 지역에는 조선이 일본에 병합되는 단계였던 1905년을 전후하여 많은 조선인들이 이주하여 생활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안중근(安重根), 이회영(李會榮), 홍범도(洪範圖), 김좌진(金佐鎭)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한 지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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