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강화도는 수도 한성부 진입의 입구이자 전란이 발생했을 시, 지형적인 유리함에 기대어 피신할 수 있는 보장지처(保障之處)로 기능하였다. 이에 따라 수많은 성곽과 군사 시설이 축조되었는데, 조선 후기에는 발달된 화약무기의 도입과 이에 따른 전술‧군사제도의 변화로 방어체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에 따라 수도 방어 체제의 핵심인 강화도에는 해안선을 따라 54개에 달하는 돈대(墩臺)가 축조되었는데, 이는 성채에 부속된 시설인 다른 돈대와 달리 각각의 돈대가 개별적으로 독립된 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요새로서, 우리나라 전통 성곽의 미니어처이자 마지막 발전단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각각의 돈대들은 강화 중앙의 진무영이나 12개의 진과 보에 소속되어 지휘를 받았는데 해당 관련 유적은 현재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다만 돈대는 1976년 ‘강화전사유적 보수정화사업’으로 일부 복원되었으며, 일부는 90~2000년대 보수‧정비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복원 이전에 발굴조사 등 고증 과정이 없었던 점이 아쉬우며, 북한과 인접한 군사보호구역 내 돈대 유적은 현재까지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현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에서는 향후 학술발굴조사 가능성 타진 및 유적의 보존‧정비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2019년 12개의 진‧보와 54개 돈대 유적에 대한 현황 조사를 실시하였다. 현황조사는 기존의 조사보고서 및 문헌자료, 고지도 등을 참고하였으며, 위성사진과 GPS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일일이 비교‧대조하였다. 이 과정에서 기존 조사에서 비정하였던 유적의 위치의 오류를 일부 바로 잡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사진의 경우 단순한 조사자 관점 위주의 사진 촬영에서 벗어나 전문사진작가의 사진을 촬영하여 수록하였으며, 그간 관련 연구에 대한 성과를 정리‧소개하기 위해 역사학과 고고학 파트에서 각각 회부 전문가 원고를 수록하여 보고서의 깊이를 더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