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자나불과 석가모니불, 노사나불의 삼신불(三身佛)을 입상으로 전면(全面)에 크게 그리고 화면의 하단에는 보살 6위와 제석천, 범천, 십대제자, 용왕, 용녀, 주악천인(奏樂天人) 등을 그린 괘불이다. 현재 남아 있는 서울·경기지역의 삼신불 괘불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된 작품으로, 30매의 종이를 이어 제작한 점이 특징이다. 삼신불 중에서 비로자나불과 석가모니불은 여래형, 노사나불은 화려한 보관을 쓰고 신체를 아름답게 꾸민 장엄형으로 표현하였다. 화면 중앙의 비로자나불은 오른손으로 왼손을 감싼 지권인(智拳印)을 결하였고, 좌우의 노사나불과 석가모니불 보다 뒤에 서 있으나 크게 묘사하여 존격(尊格)의 차이를 나타냈다. 양어깨를 덮은 연황색 대의에는 원형 테두리 안에 구름을 표현한 무늬를 반복적으로 그렸고, 연청색 안감에는 흰색으로 꽃을 표현하였다. 양손을 어깨 높이로 들어 올려 설법인(說法印)을 한 노사나불은 목걸이와 팔찌 등 각종 장신구로 치장하였고, 석가모니불은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있다. 세 불(佛)은 수인(手印)과 착의 표현에는 차이가 있으나, 안면 묘사는 거의 동일하다. 광배는 삼신불 전체를 감싼 거신광(巨身光)으로 테두리를 적색의 불꽃이 일렁이는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화면 하단의 좌우에는 원형 두광(頭光)을 갖추고 보관과 천의를 착용한 보살 6위가 시립하였고, 본존불의 협시인 문수·보현보살의 두광을 진녹색으로 칠하여 다른 보살과 구분하였다. 보살의 주위에는 각기 다른 외모와 표정의 제자들과 범천, 제석천, 천인이 둘러싸고 있다. 하단 중앙에는 장구와 비파, 편종 등을 연주하면서 춤을 추는 8명의 주악천인이 구름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 아래에는 머리에 용장식을 하고 보주를 손에 든 용왕과 공양물을 받쳐 든 용녀가 마주보고 있다. 화기는 화면 하단의 중앙에 화기란을 마련하여 기록하였다. 옹정(雍正) 13년(1735) 9월에 상궁(尙宮) 이씨(李氏)가 숙종(肅宗, 1674~1720 재위)의 후궁인 영빈(寧嬪) 김씨(金氏, 1669~1735)의 명복을 빌며 특별히 시주했다는 기록을 시작으로 소임자 명단을 열거하였다. 괘불을 그린 화승 명단에는 수화승 각총(覺聡)을 비롯하여 칠혜(七惠), 두책(斗策), 태운(太雲), 만빈(萬彬) 등 5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