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유가업(瑜伽業)의 홍원¹·숭교사² 주지(弘圓․崇敎寺 住持) 통소정각 수좌(通炤正覺 首座) 묘지명 문림랑 금오위녹사참군사(文林郞 金吾衛錄事叅軍事) 황문통(黃文通)이 짓다. 스님의 이름은 의광(義光)이고, 자는 잃었으며, 속성은 김씨(金氏)로, 명주(溟州)³사람이다. 증조부 양(陽)은 문하평장사(門下平章事)이고, 조부 상기(上琦)도 문하평장사이며, 아버지 고(沽) 는 호부상서(戶部尙書)이다. 어머니 유씨(柳氏)는 문하시중(門下侍中) 홍(洪)의 딸이다. 스님은 정혜왕사 담휴(正慧王師 曇休)의 문도(門徒)에게 의탁하여 머리를 깎고 중의 옷을 입었으며, 16세에 불일사(佛日寺)⁴ 계단(戒壇)에 나가 계를 받았다. 33세에는 왕륜사(王輪寺)⁵선석(選席)에 가서 뛰어난 성적으로 으뜸을 차지하였으니, 이 해는 송(大宋) 선화(宣和)⁶ 6년(인종 2, 1124)이다. 금(大金) 황통(皇統)⁷ 원년 신유년(인종 19, 1141)에 충주(忠州) 용두사(龍頭寺)에 머물렀으며, 5년 을축년(인종 23, 1145)년에는 삼중대사(三重大師)가 더해지고 수첩마납가사(繡帖磨衲袈裟)를 하사받았다. 7년 정묘년(의종 1, 1147)에는 이산(伊山)⁸ 가야사(伽耶寺) 주지로 옮기면서 수좌(首座)가 더해졌다. 이듬해 무진년(의종 2, 1148)에 궁궐 안의 백좌법회(百座法會)⁹에 참석하자 임금이 손수 마납의(磨衲衣)를 내려주었다. 뒤에 임금이 관리를 산으로 보내어 친서를 전달하여 위로하고 문안하였다. 이어 청첩가사(靑帖袈裟)를 하사하여 총애하고 대우하는 예를 융숭하게 하였다. 정원(貞元)¹⁰ 3년 을해년(의종 9, 1155)에 숭교사(崇敎寺) 주지로 옮겼다. 정풍(正豊)¹¹ 2년(의종 11, 1157) 겨울에 병이 들어, 12월 28일 묘시(卯時)¹²에 현화사¹³상청원(玄化寺 上淸院)에서 편안하게 세상을 떠나니, 임금이 듣고 매우 애통해 하였다. 다음해 (정풍) 3년(의종 12, 1158) 정월 21일에 영취산(靈鷲山) 서쪽 기슭에서 화장[茶毗]하였다. 나이는 51세이고, 법랍은 40세이다. 임금이 추도함을 그치지 못하고 승통(僧統)을 추증하였다. 아, 스님은 삼한(三韓)에서 임금의 외척[戚里]으로 태어났으나, 항상 공경(公卿)의 지위를 땅강아지와 개미처럼 하찮게 여기며, 수레를 타고 관을 쓰는 높은 관직을 마치 티끌과 같이 보는 것을 지조로 삼고, 초연한1 곳에 스스로를 두고 세상사에 대한 이야기는 입에 담지 아니하였다. 비록 연안궁주(延安宮主)¹⁴ 덕분에 (임금의) 외숙[舅]의 예로 섬김을 받았지만 전혀 마음으로 개의하지 않았으니, 참으로 승려[桑門] 중에 탁월한 수행자라고 이를 만하다. 문하의 제자 거의 백여 명이 2월 22일 유골을 메고 영취산(靈鷲山) 서쪽 기슭에 안장하면서 내게 청하여 스님의 행적을 적어 무덤 안에 간직하겠다고 하였다. 더욱 굳세게 청하므로, 다만 볼품 없는 글로 묘지명을 짓는다. 명(銘)하여 이른다. 나고 죽는 일, 만물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스님 같은 분에게는 크고도 빛난다. 삶과 죽음 보기를 어떻게 하였는가. 산에는 봉우리가 첩첩하고 물은 푸르고 아득한데 그윽하여 볼 수 없으므로 사람들을 슬프게 한다. 돌에다 새겼으니 그 덕은 잊혀지지 않으리라. [출전 :　『역주 고려묘지명집성(상)』(2001)]

卒瑜伽業弘圓崇敎寺住持通炤正覺首座墓銘」 　　　　文林郎金吾衛錄事參軍事黃文通撰」 師諱義光逸其字俗姓金溟州人曾祖諱陽」 皇門下平章事祖諱上琦皇門下平章事考」 諱沽皇戶部尙書妣夫人柳氏門下侍中諱」 洪女也師投正慧王師曇休門徒削染年甫」 十六就仏日寺戒壇承受三十三赴王輪寺」 選席褒然爲首是歲大宋宣和六年越大金」 皇統元年辛酉住忠州龍頭寺五年乙丑加」 三重大師賜繡帖磨衲袈裟七年丁卯移住」 伊山伽耶寺加首座明年戊辰赴　大內百」 座法會　上親賜磨衲衣後　上遣使到山」 傳宣勞問仍賜靑帖袈裟以侈寵遇之礼貞」 元三年己亥移住崇敎寺正豊二年冬示疾」 十二月二十八日卯時順世于玄化寺上淸」 院　上聞之飮痛移時至三年正月二十一日茶」 毗于靈鷲山之西麓壽五十一臘四十夏」 上追悼不巳贈僧統噫師生于三韓戚里常以」 螻蟻公卿塵土軒冕爲志超然自放不談世」 事雖以延安宮主以舅礼事之了不介于心」 眞可謂桑門中卓行者也其門弟子僅一百餘」 人以二月二十二日負骨邀安靈鷲山之西麓」 請予筆其事藏之墓中其請益確但以椬」 釀之文銘之銘曰　生而死　物之常　如師者」 大且光　視生死　爲如何」 山硉矶　水蒼茫　杳莫見」 令人傷　銘于石　德不忘」

卒瑜伽業弘圓崇敎寺住持通炤正覺首座墓銘」 　　　　文林郞金吾衛錄事叅軍事黃文通撰」 師諱義光逸其字俗姓金溟州人曾祖諱陽」 皇門下平章事祖諱上琦皇門下平章事考」 諱沽皇戶部尙書妣夫人柳氏門下侍中諱」 洪女也師投正慧王師曇休門徒削染年甫」 十六就仏日寺戒壇承受三十三赴王輪寺」 選席褎然爲首是歲大宋宣和六年越大金」 皇統元年辛酉住忠州龍頭寺五年乙丑加」 三重大師賜繡帖磨衲袈裟七年丁卯移住」 伊山伽耶寺加首座明年戊辰赴 大內百」 座法會 上親賜磨衲衣後 上遣使到山」 傳宣勞問仍賜靑帖袈裟以侈寵遇之札貞」 元三年乙亥移住崇敎寺正豊二年冬示疾」 十二月二十八日卯時順世于玄化寺上淸」 院 上聞之飮痛移時至三年正月二十一日茶」 毗于靈鷲山之西麓壽五十一臘四十夏」 上追悼不已贈僧統噫師生于三韓戚里常以」 螻蟻公卿塵土軒冕爲志超然自放不談世」 事雖以延安宮主以舅礼事之了不介于心」 眞可謂桑門中卓行者也其門弟子僅一百餘」 人以二月二十二日負骨邀安靈鷲山之西麓」 請予筆其事藏之墓中其請益礭但以楦」 釀之文銘之銘曰」 　生而死　物之常　如師者」 　大且光　視生死　爲如何」 　山硉矹　水蒼茫　杳莫見」 　令人傷　銘于石　德不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