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이 엮어낸 이야기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복원기술연구실, 경주문화유산연구소, 건축문화유산연구실, 안전방재연구실
먼지 쌓인 세월 속에 잠들어 있던 이야기가 정밀한 탐구의 과정을 거쳐 비로소 선명한 결을 드러냅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촘촘히 엮어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장인의 손끝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한지의 언어들이 비로소 하나의 체계로 모였습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지역과 제작자마다 달랐던 용어를 정리하여 ‘한지 관련 용어-어휘’를 국가표준㉿으로 제정했습니다. 닥나무 가공부터 도침까지, 한지 제작 과정을 관통하는 통일된 기준이 마련되었습니다.
지역, 장인마다 달랐던 용어는 기록과 연구의 장벽이 되기도 했습니다. 2017년부터 고문헌 조사, 한지 재료 조사, 한지 제작기술 전수조사 등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표준화의 기틀을 닦았습니다. 2023년 제안된 안은 엄격한 심의를 거쳐 2025년 마침내 대한민국의 공식 표준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번 국가표준 제정은 체계적인 교육과 아카이빙의 기틀이 되어 한지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촘촘히 다져진 표준의 토대 위에서 전통재료 한지가 복원 현장과 산업 전반에 찬란하게 피어나도록 연구를 이어가겠습니다.
1,5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켜켜이 쌓인 흙 아래 잠들어 있던 쪽샘 44호분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무심코 스쳐 지날 수 있었던 흙 속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던 신라 왕족의 품격과 장엄한 장례 문화의 실마리를 발견합니다.
2014년 첫 삽을 뜬 이후 2023년까지, 10여 년간 이어진 정밀 발굴은 773점의 유물을 통해 신라의 기술을 복원했습니다. 비단벌레 장식 말다래의 찬란한 빛과 금동관의 정교한 세공 속에 담긴 연구자의 촘촘한 기록은, 신라 고분을 이해하는 단단하고 정밀한 학술적 기틀이 되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발굴을 넘어 신라 돌무지덧널무덤의 축조 공정 전체를 복원하고, 왕경 보존 정비를 위한 핵심 근거를 마련하는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촘촘히 다져진 연구의 토대 위에서 고대의 이야기가 오늘의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달되도록, 흔들림 없는 조사와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2025년 3월 경상북도 지역을 덮친 대형 산불로 보물인 의성 고운사 연수전과 가운루 등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에 우리 연구원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즉시 파견했습니다.
드론을 띄워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문화유산을 안전한 곳으로 긴급 이송했습니다. 그리고 이송이 불가한 문화유산 피해 대응을 위해 방염포를 펼쳤습니다. 경북 안동, 청송, 영주, 의성, 경남 산청 등 14개 지역을 누비며 불길과 맞섰습니다.
산불로 전소된 청송 사남고택, 의성 고운사 연수전·가운루 등 건조물 문화유산에 대해 현장보양 등 정밀 기록 조사를 실시하여 총 624점의 잔존 부재를 수습하고, 항공영상 촬영, 3D 측량 등을 병행한 디지털 기반 수습조사 체계를 구축하여 소실 문화유산의 원형 복원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였습니다. 수습된 부재는 전량 데이터화하여 향후 보존·복원 관리에 활용 가능한 체계적인 데이터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현장 대응이 끝나고, 또 다른 일이 시작됐습니다. 경상북도 시도지정 문화유산 피해 수습을 위해 관계기관 교육을 진행하고, 광역지방자치단체에 향후 재난대응을 위한 절차를 안내하였습니다. 그리고 VR 기술로 전소 과정을 데이터화해 미래 방재 자료로 남겼습니다. 연구원은 한시적 대응이 아닌,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재난부터 수습, 복원까지. 끝까지 국가가 지킵니다.
흙 속에 남겨진 작은 흔적 하나가 역사가 되고, 불길 속 달려간 간절한 발걸음은 우리의 미래가 됩니다. 그 현장에,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있습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가) 개방한 겹겹의 시간을 촘촘히 엮어내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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